인생 영화라고 꼽힐만한 반전 영화에 대한 리뷰입니다.
스포일러와 결말을 잔뜩 포함하고 리뷰가 작성될 예정입니다.
참고로, 한국 영화들을 기준으로 하고 있으며, 외국 반전 영화들은 따로 포스팅한 적이 있어서 아래 링크를 참고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5위. 화차 (Helpless, 2012)
일본 작가 '미야베 미유키'의 동명의 소설 <화차>를 원작으로 하는 한국 영화이며, 지금은 만나보기 힘든 두 배우가 주연으로 등장하는 입니다.
고인이 된 이선균이 남자 주인공이고, 홍상수 감독과의 간통 이슈로 더 이상은 영화계에서 등장하기 어려워 보이는 김민희가 여주인공입니다.
문호(이선균)와 선영(김민희)은 결혼을 약속한 연인 사이입니다. 그런데 결혼 한 달 전, 부모님 댁에 내려가던 중 휴게소에서 선영이 감쪽같이 사라져 버립니다. 사라져 버린 선영을 찾기 위해 전직 강력계 형사인 사촌형에게 도움을 청한 문호는 사촌형과 함께 선영을 찾아 나서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선영은 가족도 친구도 없고 그녀가 문호에게 말했던 모든 것이 거짓임이 밝혀집니다. 게다가 선영은 실종 당일 은행잔고를 모두 인출하고 살던 집의 지문까지 지워버리고 완전히 자취를 감추어버렸는데, 그녀의 과거 행적을 조사하던 과정에서 그녀가 한 살인 사건과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결론은, 선영은 과거에 빚쟁이들에게 쫓기며 힘겹게 살다가 완전히 신분 세탁을 하기 위해, 친구인 실제 선영을 살인한 것이고, 그녀의 신분으로 지금까지 살고 있었던 것입니다. 결국 모든 것이 들통난 가짜 선영(김민희)은 자살을 하며 영화가 마무리됩니다.
개봉 후 흥행몰이에 성공하며 순제작비 18억, 총제작비 36억이 든 이 영화는 개봉 2주만에 손익분기점을 돌파하며 2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고, 최종 누적 관객수 240만 명을 돌파하며 손익분기점의 2배 이상을 벌며 상업적으로 크게 성공하게 되었습니다.
4위. 씬 (The Sin, 2024)
2024년 4월 3일 개봉한 한국 영화입니다.
처음 이 영화를 접했을 때, 넷플릭스 영화 순위에 있길래 아무 생각없이 보게 되었습니다. 아직 인지도가 높지 않은 배우들이 주연급을 맡고 있고, 제작비 12억의 저예산 영화이길래, 큰 기대 없이 보게 되었고, 그냥 뻔한 한국식 좀비물이라고 생각하며 시청을 했습니다.
초반에는 조금 지루한 감도 있고, 배우들 연기도 좀 어색한것 같기도 하고, 뭔가 애매하다고 느낄 때쯤 영화가 급발진을 하기 시작합니다. 정신 차려보니 어느 순간 뻔한 좀비물 클리셰 위에 오컬트가 끼얹어져 있는데, 이때부터 영화가 상당히 재미있어집니다.
특히 누가 악마(마녀)인지 밝혀지는 마지막 반전이 매우 훌륭하다고 생각하고 있고, 영화가 끝난 뒤 쿠키영상이 있는데, 이 쿠키영상도 잘 뽑아놔서 후속작을 기대하게 만듭니다. 마블에서 남용하던 쿠키 때문에 언젠가부터 이 영상의 존재가 무슨 의미가 있나 싶었는데, 제대로 기능을 하는 반전과 쿠키를 접한 게 정말 오랜만이었습니다. 좀비물에 엑소시스트를 결합한 장르교배를 한국식으로 풀어낸 반전 영화계의 '흙 속의 진주'같은 작품이었습니다.
3위. 내가 살인범이다 (Confession of Murder, 2012)
공소시효를 소재로 하는 범죄 스릴러 영화로, 2012년 11월에 개봉한 한국 영화입니다.
10명의 피해자가 살해되었으며 마지막 피해자인 정수연이라는 여성은 그 시신조차 발견되지 않은 상태였고, 이 연쇄살인 사건은 15년간의 공소시효가 종료되는 2005년까지 끝내 범인을 잡지 못한 채 미결로 마무리되어 버립니다. 그를 쫓았던 담당 형사 최형구(정재영)는 범인을 잡지 못한 죄책감에 15년간 단 하루도 편하게 잠을 이루지 못합니다.
그리고 2년이 지난 어느 날, 자신을 연쇄 살인사건의 범인이라고 밝힌 이두석(박시후)이 ‘내가 살인범이다’라는 책을 출간하고, 이 책은 단숨에 베스트셀러가 되고, 수려한 외모와 언변 때문에 이 살인마는 스타가 되어 버립니다. 연예인만큼 인기를 얻은 이 살인범을 잡아 넣기 위해 형구는 영화 러닝타임 내내 고군분투하지만, 공소시효가 지나버렸기 때문에 어쩔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자신을 J라고 칭하는 한 남자가 등장합니다. 사실은 내가 진짜 살인범이고, 지금 유명세를 얻고 있는 이두석은 가짜라고 주장합니다. 그때부터 영화는 최형구-이두석-J 세명 간의 갈등을 고조시키다가, 마침내 이 영화의 반전이 드러납니다.
알고 보니 최형구와 이두석이 과대망상증에 관종 증상이 있는 진범 살인마를 끌어내기 위해, 이 모든 판을 벌인 것이었습니다. 형사인 최형구가 사건에 대한 모든 정보(특히 살인범만 알 수 있는 비밀 정보들)를 이두식에게 알려줘서 진범처럼 보이게 만든 것이고, 진범이 그걸 지켜보면 절대 관종끼를 참지 못하고 스스로 나타나게 될 것이라는 계산하에 모든 것을 계획한 것입니다.
그리고 한가지 반전이 더 있는데... 범인이 마지막 피해자인 정수연을 살인한 시점이, 모두가 알고 있었던 시점으로부터 2년 후에 벌어졌다는 증거를 최형구가 가지고 있었습니다. 즉, 실제로는 아직 공소시효가 끝나지 않은 상황이었고, 그전에 범인을 끌어내어 처단할 수 있었다는 꽤나 괜찮은 반전 스릴러물이었습니다.
(물론 대한민국은 2015년부터 살인에 대해 공소시효를 적용시키지 않고 있으므로, 이제는 이 영화와 같은 일이 일어날 수 없기는 합니다)
2위. 마더 (Mother, 2009)
<기생충> <살인의 추억> <괴물> <설국열차> 등으로 한국 영화계의 전설이 된 봉준호 감독의 영화입니다. 2009년에 개봉했으며, 김혜자와 원빈이 주연을 맡고 있습니다.
스토리와 반전의 내용은 되게 심플합니다.
김혜자가 엄마이고 (극 중 이름도 혜자입니다), 그의 아들 도준(원빈)은 정신 지체가 있는 바보 청년입니다. 어느 날, 한 소녀가 살해 당하고 어처구니없이 도준이 범인으로 몰리게 됩니다. 경찰은 서둘러 사건을 종결 지으려고 하고 무능한 변호사는 돈만 밝히는 상황입니다. 결국 아무도 믿을 사람 없는 이 상황에서 엄마(혜자)가 아들을 구하기 위해 스스로 사건을 파헤치며 범인을 찾아간다는 스토리입니다.
마지막에 드러나는 이 영화의 반전이 재미있는게 뭐냐면...
도준이 진짜 소녀를 살해한 범인이 맞습니다!!!!!!!!!!!!!!
사건을 파헤치다 이 사실을 알게 된 혜자는 크게 좌절하고, 증거인멸을 시도하기도 하고, 유일한 목격자였던 고물상의 집에 방화까지 하며 추가적인 범죄를 저지릅니다.
결론적으로 뜬금없이 이웃 마을의 지적장애인 종팔이가 새롭게 범인으로 지목되어 아들 대신 모든 죄를 뒤집어쓰고 감옥에 가게 됩니다. 이 모든 진실을 알고 있는 혜자는 종팔의 면회를 가게 되고, "너 부모님은 계시니? 엄마 없어?"라고 종팔에게 묻는데, 이건 그에 대한 연민일 수도 있고, 그를 위해 사건을 파헤칠 엄마가 없다는 사실에 안도하는 대사이기도 합니다.
평론가로부터 만장일치 수준의 극찬 받은 작품입니다. 비대중적이고 예술성이 짙은 작품이라서 국내 관객 사이에서는 호불호가 갈리긴 하지만, 해외 관객들의 평가는 전작 괴물보다 더 높기도 하고, 하드한 영화를 선호하는 팬들 사이에서는 <기생충>, <살인의 추억>마저 뛰어넘는 봉준호의 최고 걸작으로 손꼽는다고 합니다. (저는 거기에 동의하지는 못하겠습니다만)
공동 1위. 장화, 홍련 (A Tale of Two Sisters, 2003)
공동 1위. 올드보이 (Oldboy, 2003)
두개의 영화는 우열을 가릴 수가 없어서 공동 1위로 랭크했습니다.
참고로, 2003년은 한국 영화사에 기록적일 정도로 수많은 명작이 쏟아진 한 해였는데, 봉준호의 <살인의 추억>을 비롯해 반전영화 공동 1위인 <올드보이>와 <장화, 홍련>이 모두 2003년 작품입니다.
먼저 <장화, 홍련>은 2009년에 제작된 호러 영화로서, <조용한 가족> <달콤한 인생>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등으로 유명한 김지운 감독의 작품입니다.
20년이 넘은 작품인데, 지금 봐도 정말 잘 만들었습니다. 한국 최고의 공포 영화 걸작을 뽑을 때 <곡성>과 함께 1,2위를 항상 다투는 작품입니다. 해외에서도 최고의 한국 공포 영화를 뽑으면 대부분 이 작품이 언급되는데, 빼어난 영상미와 미장센, 마지막 반전이 공개되기 전까지 등장인물끼리 주고받는 알 수 없는 심리적 압박감이 일품인 영화입니다.
염정아가 노련하게 극의 전반을 리딩하는 가운데, 거의 신인이나 다름없던 임수정과 드라마 <가을동화>로 막 주목받기 시작했던 문근영도 이 영화를 통해 대중들에게 각인될 수 있었습니다.
이 영화는 무려 세개의 반전을 가지고 있습니다.
첫째는 영화 내내 함께했던 동생의 존재가 사실은 주인공이 보던 환각이었다는 것이고, 둘째는 본인을 학대하던 새엄마의 존재는 본인이 정신 착란 증상으로 1인 2역을 하고 있었던 것이며, 셋째는 이 영화에서 벌어지는 모든 기괴한 일들이 주인공의 정신병 때문에 벌어진 일인 줄 알았는데 실제로 진짜 귀신이 있기는 있었다는 것입니다!!!!!!!!!!!!!!!!!!
마지막 결말 부분에 와서 우르르 반전이 쏟아지기 때문에, 앞서 등장했던 모든 복선들을 확인하기 위해, n차 관람을 반드시 해야만 하는 엄청나고 또 엄청난 영화였습니다.
<올드보이>는 박찬욱 감독이 연출하고, 최민식, 유지태, 강혜정이 등장하는 스릴러 영화입니다.
2000년대 한국 영화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걸작 중 하나이자, 전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대한민국 영화 작품 중 하나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개봉 이후부터 끊임없이 분석되고 격찬을 받아온 영화로서,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상당히 인정받는 작품인데, 무엇보다도 2004년 칸 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을 받은 것으로 유명합니다. 처음에 칸 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갔다가 경쟁 부문에 올라서는 영광을 맛보게 됐고 결국 수상까지 하게 되었는데... 이전에도 국제 영화제 수상작이 몇 번 나오긴 했지만, 올드보이처럼 흥행성과 작품성을 동시에 인정받은 작품은 거의 없었다고 합니다.
아내와 어린 딸아이를 가진 지극히 평범한 20대 후반 샐러리맨 오대수(최민식)는 어느 날 누군가에게 납치되어 어딘가에 감금된 채로 15년을 지내게 됩니다. 그리고 15년 만에 갑자기 풀려난 오대수는 모든 것을 잃은 채, 본인을 15년 동안 가둔 사람이 누구인지 찾아 나서기 시작합니다. 그 과정에서 미도(강혜정)라는 여자를 만나 사랑하게 되고, 끈질긴 추격 끝에 마침내 자신을 15년 동안 가둔 우진(유지태)을 찾아냅니다.
그 후 우진의 다음 두 대사를 통해 이 영화의 모든 반전이 설명됩니다.
"자꾸 틀린 질문만 하니까 맞는 대답이 나올 리가 없잖아. '왜 이우진은 오대수를 가뒀을까?'가 아니라, '왜 풀어줬을까?'란 말이야. 왜 이우진은 오대수를 15년 만에 풀어 줬을까?"
"누나하고 난, 다 알면서도 사랑했다. 과연 너희도 그럴 수 있을까?"
■ 역대 최고의 반전 영화 TOP 5 요약
순위
|
제목
|
개봉년도
|
공동 1위
|
장화, 홍련
|
2003
|
공동 1위
|
올드보이
|
2003
|
2위
|
마더
|
2009
|
3위
|
내가 살인범이다
|
2012
|
4위
|
씬
|
2024
|
5위
|
화차
|
2012
|
최고의 액션영화 순위 TOP 10을 링크하며 마무리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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