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영화라고 꼽힐만한 반전 영화에 대한 리뷰입니다.
당연히 스포일러와 결말을 잔뜩 포함하고 리뷰가 작성될 예정입니다.
높은 수준의 완성도와 재미를 보유하고 있는 작품들이니, 한 번쯤 찾아서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10. 6번째 날 (The 6th Day, 2000)
'아놀드 슈왈제네거'가 주연으로 등장한 SF 영화입니다.
근 미래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애완동물이나 인간 장기 복제는 대중화된 시대이지만, 인간 복제만큼은 "6번째 날"이라 불리는 법으로 인해 전면 금지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자신의 생일에 퇴근 후 집에 들어가던 아담은, 자신과 똑같은 복제인간이 이미 자신의 가족들과 생일파티를 함께 하고 있는 장면을 목격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때부터 자신을 쫓는 추격자들이 나타나고, 살인 사건이 벌어지고, 자신은 범죄자로 몰리게 되고... 복잡한 사건들이 마구 일어나기 시작합니다. 잃어버린 자신의 삶을 찾기 위해 주인공이 고군분투하는 내용의 SF 영화입니다.
사실 여기까지 이야기하면 다들 눈치채셨겠지만, "알고보니 주인공이 복제인간이었음"이라는 반전을 가지고 있는 영화입니다. 비슷한 반전을 가지고 있는 SF 영화들이 굉장히 많은데, 그중에서 이 반전 소재를 가장 최초로 잘 살려낸 작품이 이 영화입니다.
9위. 쏘우 (Saw, 2004)
공포 영화 시리즈 '컨저링 유니버스'로 유명한 '제임스 완' 감독의 데뷔작입니다. 무려 10편까지 후속작이 나왔고, 11편도 제작중인 공포영화 대표 프랜차이즈 중 하나입니다.
천재 감독으로 불리고 있는 '제임스 완'이 26살때 만든 데뷔작이고, 이 영화를 계기로 제임스 완 감독은 <컨저링 유니버스>나 <인시디어스 시리즈>를 통해 공포영화의 거장으로 올라설 수 있었습니다. 물론 지금은 <분노의 질주: 더 세븐> <아쿠아맨> 등을 만드는 블록버스터 감독이 되긴 했지만...
정체불명의 살인마 '직쏘'가 희생자들을 감금하고 강제로 잔혹한 생존 게임을 시킨다는 내용의 영화인데, 시리즈가 열 편도 넘게 제작되었다는 것은, 시리즈의 시초인 1편이 엄청나게 잘 만든 작품이라는 것을 반증합니다. 120만 달러 저예산으로 제작해 전 세계에서 1억 3천만 달러의 수익을 거둬들일 정도로 엄청난 흥행을 한 영화이고, 시리즈 최초의 작품인 이 1편은 영화 마지막에 꽤나 충격적인 반전을 선사해 주는 괜찮은 영화였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반전에 있어서, 평론가들은 억지 반전이라며 비난했지만, 반대로 관객들은 반전의 교과서라고 부르며 모두 찬사를 보냈다는...
8위. 아이덴티티 (Identity, 2003)
거센 폭우가 쏟아지던 밤, 잇달아 사고가 나고 모텔에 11명의 사람들이 고립됩니다. 전화선마저 끊겨 꼼짝없이 모텔에 갇힌 사람들은 어둠과 폭우가 걷히기를 기다리는데, 어느 순간 사람들이 하나 둘씩 살해당하기 시작합니다. 예측할 수 없는 연쇄살인으로 공포에 빠진 가운데, 갑자기 살해당한 사람들의 시체가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일이 발생하기 시작합니다. 기괴한 사건들과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상황이 연달아 발생하면서 생존자들은 극도의 공포 속에 빠져들게 되고 서로가 서로를 의심하게 됩니다.
영화는 시작부터 끝까지 공포 영화의 팬이라면 뻔하게 알 수 있는 클리셰들로 꽉꽉 차 있습니다. 이미 영화의 제목에서부터 대충 어떤 일인지 알 수 있으실 겁니다. 다만 이 영화가 클리셰 범벅임에도 수작으로 평가되는 결정적인 이유는, 모두가 이 영화의 반전을 눈치챘다고 생각하고 영화의 엔딩을 맞이할 무렵, 막판에 생각지도 못한 반전 결말 하나를 더 집어 넣으면서 모두를 충격에 빠뜨리기 때문입니다.
7위. 메멘토 (Memento, 2000)
'다크 나이트' 시리즈로 유명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2000년작 스릴러 영화입니다.
10분밖에 기억을 하지 못하는 단기기억상실증에 걸린 남자가 사진, 메모, 문신으로 남긴 기록을 따라가며 자신의 아내를 죽인 범인을 쫓는 기억 추적 스릴러입니다. 사실 반전 자체는 엄청 대단하진 않습니다. "나쁜 놈이 나에 대해 하는 말이 사실은 다 진실이었음"이라는 간단한 반전인데, 이걸 너무나 강렬한 연출로 잘 풀어낸 걸작이라 칭할 수 있겠습니다. (해외 영화 평점 사이트인 로튼토마토에서 신선도 94%에 관객점수 94%라는 무시무시한 점수 기록을 가지고 있다는...)
특이하게도 영화 전개는 시간순이 아닌 역순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정확히 말하자면, 컬러 장면은 역순으로 되어 있고, 흑백 장면은 순행으로 흘러가는 특이한 구성입니다. 영화가 상당히 복잡한 편이라 한번 관람해서는 모든 내용을 파악하기 되게 힘들고, 필수적으로 n차 관람을 끌어내었던 영화입니다. '한 번도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다'는 평이 나오는 난해한 영화의 대표작입니다.
6위. 디 아더스 (The Others, 2001)
젊은 시절 바비인형의 FM이라고 불렸던 '니콜 키드먼'이 주연으로 등장하는 호러/스릴러 영화입니다.
주인공 '그레이스'가 빛 알레르기를 가진 두 아이들을 데리고 저택에서 살고 있습니다. 어느 날 집안일을 돌보던 하인들이 모두 갑자기 사라지고, 예전에 이 저택에서 일한 적이 있다는 세 명의 하인들이 찾아와 대신 일하게 됩니다. 그런데 그때부터 저택에는 기괴한 일들이 끊이지 않고 벌어집니다. 아무도 없는 방에서 발자국 소리가 들리고, 피아노가 갑자기 연주되고, 딸은 이상한 남자아이와 할머니가 이 집에 머물고 있다는 얘기를 반복하고, 하인들이 사라지고 등등등
<식스센스>와 유사한 내용의 반전입니다. 심지어 <식스센스> 직후에 개봉을 하게 되어, 많이 비교도 당했던 비운의 영화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영화만을 놓고 평가하자면, 완성도도 높고 반전도 매우 깔끔한 수작입니다. 스페인의 아카데미상인 고야 어워드에서 작품상과 최우수 감독상을 포함한 8개 부문을 수상했고, 새턴상에서 최우수 호러 영화와 최우수 여우주연상을 포함한 3개 부문을 수상했으며, 1,700만 달러의 저예산으로 제작되어 월드와이드 2억 1,900만 달러의 흥행 수익을 거둔 흥행작이기도 합니다.
5위. 세븐 (Se7en, 1995)
'데이비드 핀처' 감독이 연출하고, 브래드 피트, 모건 프리먼, 케빈 스페이시가 출연하는 1995년작 범죄 스릴러 영화입니다.
역대 최고의 범죄 스릴러 영화이자 반전 영화 중 하나로, 관객과 평단으로부터 매우 좋은 평가를 받아 '데이비드 핀처' 감독의 이름을 널리 알리게 해 준 작품입니다. 3,300만 달러의 제작비로 월드 와이드 3억 2,700만 달러를 벌어들인 흥행작이기도 합니다.
영화 결말이 굉장히 강렬한데다가 극도로 암울한 충격적인 반전 영화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30년이 지난 지금 봐도 영화가 참 세련되었고 화면의 분위기도 일품입니다.
참고로, 이 영화의 마지막에 충격적인 반전을 선사하는 범인 '케빈 스페이시'는 오프닝에서 이름이 나오지 않습니다. 그대신 영화가 끝난 이후 크레딧에는 그의 이름이 가장 먼저 나오는데, 제작자들은 오프닝 크레딧에 그의 이름을 넣으려 했으나 케빈 스페이시 본인이 극의 강렬한 반전을 위해 극구 반대하며 설득시켰다고 합니다.
4위. 맨 프럼 어스 (The Man From Earth, 2007)
의외로 모르시는 분들이 많더군요. 저예산 영화계의 걸작이자, 반전 영화계의 보석같은 작품입니다.
10년간 지방의 대학에서 교수 생활을 하던 '존'은 종신교수직도 거절하고 돌연 이사를 가려고 합니다. 그와 친하게 지냈던 동료들이 그의 집에 모여 환송회를 하는데, 왜 갑자기 떠나느냐며 존을 집요하게 추궁합니다. 그러자 결국 존은 "자신이 14,000년 동안 살아온 사람이고, 자신이 늙지 않는다는 것을 주위 사람들이 알아채기 전에 매번 10년마다 다른 신분으로 바꿔 이주해왔고, 이곳에서도 10년을 채웠기 때문에 떠날 수밖에 없으며, 자신이 오랜 세월 삶을 살아오며 역사 속 많은 인물들과 사건에 관여했다"라고 폭탄선언을 합니다.
이때부터 그에게 수많은 질문을 던지는 동료들과, 그 어떤 질문에도 논리 정연하게 답을 하는 존의 대화로 남은 러닝타임이 채워집니다. 심지어 이야기가 진행되다가 존이 예수였다는 사실까지 밝혀지자, 독실한 기독교 신자 동료의 분노를 사게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박할 수 없는 존의 논리 정연함에 동료들이 모두 괴로워하자 그런 동료를 위해 존은 지금까지의 자신의 얘기가 다 거짓말이었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동료들이 다 떠나고 나서 그의 놀라운 진실이 다시 한번 밝혀지는 굉장한 영화입니다.
3위. 스타워즈: 제국의 역습 (Star Wars: The Empire Strikes Back, 1980)
스타워즈 오리지널 9부작 중, 가장 위대한 작품으로 평가받는 <스타워즈 에피소드 5: 제국의 역습>입니다.
총 9편의 정규 에피소드와 수많은 스핀오프 작품들 중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는 작품이기도 하고, 스타워즈를 넘사벽의 프랜차이즈로 만들어 버린 것이 바로 이 작품이지요. 스타워즈의 정체성이 되어버린 '가족 막장극'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는 것도 이 작품이었습니다.
사실은 내가 니 아빠다, 사실 내가 니 엄마다, 사실 우린 가족이었다... 등의 반전의 시초가 된 영화입니다.
게다가 주인공과 히로인이 이어지지 않는 관계이고, 악역에게 패배하는 스토리 전개이고,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은 채 후속작으로 넘어가 버리는 엔딩이고... 그야말로 관객들이 기대하는 모든 것을 저버리는 충격적인 결말로 끝을 내버리는 파격적인 스토리 구성이었습니다. 스타워즈 사상 최고의 작품으로 평가받는 것은 물론이고, 이를 넘어 현대 영화사에 길이 남을 걸작이자 최고의 반전 영화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2위. 쇼생크 탈출 (The Shawshank Redemption, 1995)
IMDB Top 250 평점에서 수년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엄청난 작품이기도 하며, 중국 도우반 Top 250, 러시아 키노포이스크 Top 250에서도 1위를 차지하고 있고, 비슷한 시스템의 왓챠 1위, 다음 영화 1위에도 랭크되어 있는 작품입니다. 뭐 인생영화 설문 조사만 했다 하면 웬만해서는 1위 자리를 놓치지 않는 명작이지요.
이게 왜 반전 영화냐고 의아해하시는 분들이 있을 수 있는데...
한국에서는 제목이 쇼생크 "탈출"로 번역이 되는 탓에, 관객들은 주인공 앤디가 언젠가는 탈출을 할 것을 모두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탈출"이라는 키워드를 지우고 영화를 보면, 영화는 종반부에 이르러 주인공 '앤디'를 자살하기 직전의 최악의 상황으로 몰아가고, 앤디의 행동 하나하나가 모두 자살을 암시하는 요소로 작용하기 시작합니다. 그러다가 최종적으로 앤디가 쇼생크를 탈출하게 되면서, 그동안 자살을 암시했던 모든 요소들이 사실은 탈출과 관련된 요소들이었다는 것으로 밝혀지는!!!!! 관객들의 뒤통수를 제대로 날리는 굉장한 대반전의 영화인 것입니다. 게다가 누명을 쓰고 쇼생크 감옥에 갇혀서 반평생을 지낸 주인공 앤디가, 막판에 탈출에 성공하며, 자신을 괴롭혔던 모든 인간들에게 빅엿을 날린다는 통쾌한 사이다까지 보유하고 있는 괴물 같은 작품입니다.
공동 1위. 유주얼 서스펙트 (The Usual Suspects, 1995)
공동 1위. 식스 센스 (The Sixth Sense, 1999)
1위를 두개를 고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영화를 보신 분들이라면 모두 다 납득하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먼저 첫번 째는, '브라이언 싱어' 감독이 연출하고, '케빈 스페이시'가 등장하는 1995년작 스릴러 영화 <유주얼 서스펙트>입니다.
아카데미 각본상을 수상하고 전미 비평가 위원회상, 뉴욕 비평가 협회 상 등을 수상했으며 영국 아카데미 영화상 각본상도 수상하면서 평단과 대중의 큰 찬사를 받은 명작입니다. 무명이었던 케빈 스페이시가 이 영화를 통해서 일약 스타가 되었고 브라이언 싱어 감독의 명성도 크게 높아졌는데, 반전을 떼놓고 보더라도 워낙 영화적인 완성도가 높아서 진정한 걸작으로 칭송받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범인은 절름발이다!"라는 이 한마디가 지금도 여기저기 많이 패러디되며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두번 째는,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이 연출하고, '브루스 윌리스'가 주연으로 등장하는 1999년작 호러/스릴러 영화 <식스 센스>입니다.
식스 센스를 능가하는 반전', '식스 센스급 반전', '식스 센스 이후 최고의 반전' 등의 표현이 개봉 20년이 훨씬 지난 지금까지도 사용되고 있을 만큼, 사실상 반전이라는 개념의 대명사가 되어버린 작품입니다. 반전 영화의 최고봉이며, 알고 보는 것과 모르고 볼 때의 충격은 그야말로 천지 차이이지요. 4천만 달러의 제작비가 투입되어, 월드와이드 6억 8,000만 달러를 벌어드린 역대급 대 흥행작이 기도 합니다.
<식스센스>와 <유주얼 서스펙트>는 역사상 최고의 TOP 2 반전 영화로 꼽히는데, 팬들 사이에서는 항상 두 작품 중 어떤 것이 더 우위에 있는지를 비교하곤 합니다. 그리고 심지어 이 논쟁은 아직도 진행중입니다.
■ 역대 최고의 반전 영화 TOP 10 요약
순위 | 제목 | 개봉년도 |
공동 1위 | 유주얼 서스펙트 | 1995 |
공동 1위 | 식스 센스 | 1999 |
2위 | 쇼생크 탈출 | 1995 |
3위 | 스타워즈: 제국의 역습 | 1980 |
4위 | 맨 프럼 어스 | 2007 |
5위 | 세븐 | 1995 |
6위 | 디 아더스 | 2001 |
7위 | 메멘토 | 2000 |
8위 | 아이덴티티 | 2003 |
9위 | 쏘우 | 2004 |
10위 | 6번째 날 | 2000 |
전 세계 역대 영화 평점순위 TOP 50을 링크하며 글 마무리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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