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야기

[최신 영화 리뷰] 댓글부대 (결말 및 스포 포함)

유오빠 2024. 6. 26.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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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댓글부대'에 대한 리뷰입니다. 결말과 스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영문 제목이 'Troll Factory'입니다. 이제 실제로 외국에서도 사용되는 단어인가 찾아봤더니, 돈을 받고 댓글을 다는 사람들에게 "인터넷 트롤을 양성시킨다"는 의미로 '트롤 농장'(Troll farm), '트롤 공장'(Troll factory)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는군요.



댓글부대 (Troll Factory, 2024)

장르 : 범죄, 드라마, 블랙 코미디
러닝타임 : 109분
감독 : 안국진
주연 : 손석구, 김성철, 김동휘

 


영화 스토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주인공인 임상진 기자(손석구)가 대기업의 횡포를 고발하는 기사를 작성합니다. 그런데 이 기사가 오보로 몰려서 정직을 당하게 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찻탓캇(김동휘)이라는 의문의 제보자가 찾아와, “기자님 기사 오보 아니었어요. 다 저희들이 만든 수법이에요”라면서 본인이 여론을 조작하는 대기업의 '댓글부대'의 일원임을 밝힙니다. 그리고 찻탓캇은 본인의 동료인 찡뻤킹(김성철), 팹택(홍경)과 함께 어떻게 댓글을 통해 여론을 조작했는지를 자세하게 설명해 주는데, 이 내용이 전체 영화의 50% 이상을 차지합니다. 

주인공이 손석구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이 영화의 주인공은 댓글부대인 찻탓캇, 찡뻤킹, 팹택 세 사람이고, 그중에서도 찻탓캇이 영화 속 대부분의 화자로 활약합니다. 이 세 사람이 여론조작을 벌이는 과정을 보는 것이 영화의 가장 큰 재미입니다. 손석구는 그들의 이야기를 기사로 옮기는 역할이고, 생각보다 영화에서 하는 게 많지 않습니다.

 



그리고, 영화에서 빌런 역할을 하는 대기업의 이름은 '만전'입니다. (어떤 기업을 저격하려고 한 것인지는 굳이 말 안 해도 아시리라 믿습니다) 
물론 영화는 픽션임을 강조하지만, 실제 사건을 연상시키는 여러 가지 일을 소재로 많이 활용했다고 합니다. 어떤 사건을 영화의 소재로 사용했는지 찾아봤더니, 다음 세 가지였습니다.

 


1. 한국 도로공사의 사업자 선정을 위한 테스트 과정에서 포스데이터의 시험주행을 삼성 SDS가 방해한 사건.

 

2. 삼성에는 인터넷 댓글 다는 정규직만 150명이 있다고 김용철변호사가 폭로한 사건.

 


3. 삼성전자가 경쟁사인 대만의 HTC의 스마트폰을 비방하는 댓글을 달았다가 대만 당국에 들켜 벌금을 물은 사건.

 




이병헌, 조승우 주연의 '내부자들'과 조금 비교를 하자면...

 

내부자들은 언론과 정치의 결탁을, 정의로운 검사가 고발하는 내용입니다.

댓글부대는 언론과 대기업의 결탁을, 정의로운(?) 기자가 고발하는 내용입니다.

 

내부자들은 판세가 계속 엎치락뒤치락하며, 자극적이고 수위 높은 장면들을 통해 업텐션과 긴장감을 유지하는 영화입니다.

댓글부대는 세명의 댓글부대가 펼친 활약을, 텐션의 큰 업다운 없이 비교적 편하게 감상할 수 있는 영화입니다. 15세 관람가이고요.

 

내부자들은 막판에 엄청나게 큰 사이다를 먹여주며 통쾌한 해피엔딩으로 마무리하는 영화입니다.

댓글부대는 사회고발의 기능에만 집중하고, 아무런 결론 없이 열린 결말로 끝이 나는 영화입니다.


바로 이 마지막 결론 부분 때문에 영화 '댓글부대'에 대한 호불호가 많이 나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영화의 종반부에서 모든 취재를 마친 임기자가 댓글부대의 실체를 밝히는 기사를 마침내 터뜨리는데, 갑자기 찻탓캇이 완전히 자취를 감추듯 사라지고, 임기자가 작성한 글과 완전히 동일한 인터넷 소설이 존재했다는 것이 온라인 상에서 알려지게 됩니다. 즉, 임기자는 인터넷 소설을 그대로 기사로 옮겨 쓴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임기자가 기사를 터뜨리자 대기업이 작업을 해서 마치 그전부터 소설이 있었던 것처럼 꾸민 것인지 진짜 그런 소설이 있었는지 진실은 알 수 없습니다. 그리고 찻탓캇이 들려주었던 모든 이야기가 진실인지 사실인지도 알 수 없습니다. 그리고 찻탓캇의 실체를 알고 있다는 또 다른 제보자를 만나는데 이 사람이 하는 말이 진실인지 사실인지도 알 수 없습니다. 그리고 임기자가 소속된 언론사의 편집장이 대기업의 사주를 받은 사람인지 아닌지도 알 수 없습니다. 

영화가 러닝타임 내내 했던 이야기들을 마지막 10분 동안 모조리 셀프부정하며, 어떤 게 진실인지 알 수 없게 해 버리고 끝을 냅니다.



개인적으로 이런 결말을 별로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일반적인 대중의 취향은 아니기도 하고요.

종반부에 이르기까지의 흐름은 재미있습니다. 그런데 그다음부터는 개인취향에 따라 평가가 많이 갈리게 될 듯합니다.

최신 한국 영화인 '설계자'와 '그녀가 죽었다'의 리뷰를 링크하며 마무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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