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성탈출 3부작이 잘 마무리된 지, 7년 만에 새로운 후속작인 4편이 개봉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사실, 언제나 영화 시리즈물에서는 4편이 가장 위험하긴 합니다.
트릴로지 3부작으로 아름답게 잘 마무리된 IP를 다시 한번 써먹기 위해, 예정에 없던 4편을 기획해서 만드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완성도 면에서 부족했던 경우가 꽤 많았기 때문입니다. 매트릭스가 그랬고, 본 아이덴티티가 그랬고, 인디아나 존스가 그랬고, 죽었던 리플리마저 살려내버린 '에일리언 4'도 그랬던 것 처럼...
그래도 기대와 걱정이 반씩 담긴 팬심으로 혹성탈출 1~3편을 한번 쫙 정리해 보겠습니다.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 (Rise of the Planet of the Apes, 2011)
감독 : 루퍼트 와이엇
주연 : 제임스 프랭코, 프리다 핀토, 존 리스고, 앤디 서키스
러닝타임 : 106분
1960~70년대에 걸쳐 제작된 영화 '혹성탈출' 시리즈의 리부트이지만, 원작과는 완전히 다른 노선을 타고 있습니다.
주인공이 아버지를 위해 치매 치료제를 연구하고 있었는데, 이 약물이 오히려 인류의 지능을 퇴화시키고 침팬지의 지능을 높이는 부작용을 가져오면서, 인류는 몰락의 길을 걷게 되고, 똑똑해진 원숭이들이 지구의 지배자가 되어가는 과정을 그린 영화입니다. (지금 생각해 보니, 인간 주인공이 파괴지왕이었네요)
그때 당시 외국의 한 평론가가 "다크 나이트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프리퀄이다"라고 평을 했었습니다.
"30여 년 전 원작 작품의 프리퀄이고, 지겹게 쏟아져 나오는 리부트 중 하나. 주인공은 원숭이. 이런 영화가 괜찮게 만들어질 가능성은 거의 없는데, 이 영화는 이 불가능한 미션을 끝내주게 완수해 냈고, 블록버스터 SF의 고전으로 남게 될 것이다"라고... 작성이 되었습니다.
너무 주제의식을 떠먹여 주려고 하는 점은 좀 아쉽지만, 재미와 의미를 모두 잡은 SF계의 '다크나이트'라는 데는 저도 동의합니다.
혹성탈출: 반격의 서막 (Dawn of the Planet of the Apes, 2014)
감독 : 맷 리브스
주연 : 앤디 서키스, 토비 켑벨, 제이슨 클라크, 게리 올드만
러닝타임 : 130분
시간상으로는 전작으로부터 10년 정도가 지난 후입니다.
그 사이에 유인원들은 점점 더 지능이 똑똑해지면서 번성을 하고 있고, 인류는 바이러스로 인해 몰락과정을 거치면서 상당히 개체 수가 줄었고 생존자들은 유인원들의 눈을 피해 집단생활을 하며 삶을 유지해나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 와중에 인간과 평화로운 관계를 유지하고 싶어 하는 주인공 '시저'와, (과거에 인간들에게 실험을 당한 트라우마 때문에) 인간들에게 강한 적개심을 품고 있는 '코바'의 갈등이 스토리의 주축입니다.
인간들은... 이번 편에서 사실상 장식품입니다.
관객들과 평론가들에게서 모두 1편보다 평이 좋아졌고, 1편도 잘 만들어졌는데, 2편마저 잘 뽑힌 성공한 후속작이라는 평이 지배적이었습니다. 물론 1편만큼의 강렬한 충격은 덜해졌지만, 제작비 1억 7,000만 달러로 전 세계에서 7억 1,000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전작이 거둔 4억 8,100만 달러를 크게 뛰어넘는 성공을 거둬들였다고 합니다.
혹성탈출: 종의 전쟁 (War for the Planet of the Apes, 2017)
감독 : 맷 리브스
주연 : 앤디 서키스, 우디 해럴슨
러닝타임 : 140분
사실 3부작 전 시리즈가 완성도가 높은 경우는 흔치 않은데, 혹성탈출의 경우 최종 편(이었던) 이 3편이 전체 시리즈 중 가장 평점이 높습니다. 다만, 관객들 사이에서는 호불호가 상당히 갈리는 3편이고, 전작의 느낌을 기대한 관객들에게는 배신처럼 느껴지는 3편이기도 할 겁니다.
이번 영화는 2편으로부터 2~3년 정도 후를 다루고 있는데, SF영화이지만 이제 과학은 1도 남지 않았고요, 디스토피아적인 느낌이 물씬 풍기는 무겁고 진지한 분위기를 바탕으로 인간 생존자들과 주인공 유인원들의 전쟁만 남아있는 상황입니다.
게다가 등장인물(?)들의 감정묘사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어서 전작들만큼 액션씬이 많지도 않고, 영화의 꽤 긴 시간을 할애해서 인간들에게 탄압받으며 극한의 상황까지 내몰리는 주인공 '시저'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 불편함을 즐기지 못했던 관객들이 꽤 많을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하지만 주인공 '시저'의 장엄한 퇴장은 압권입니다.
원숭이의 죽음에 숙연해지고 가슴이 뭉클해지는 드문 경험을 하실 수 있습니다.
참고로 세편이 모두 아카데미 시각효과 부문에만 노미네이트 되어서, 아카데미의 보수성에 대한 비판이 또다시 불거지기도 했다고 합니다.
아무튼 4편에 대한 기대감을 끝까지 가져가면서
전 세계 역대 영화 흥행순위 TOP 50을 링크하며 마무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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