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 <행복의 나라>에 대한 리뷰입니다.
<광해, 왕이 된 남자>로 천만 관객 경험이 있는 추창민 감독의 작품인데다가, 故이선균 배우의 마지막 유작이라는 점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고, 최근 <파일럿>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조정석이 주연으로 출연하는 '박정희 대통령 암살 사건 소재'의 영화입니다.
행복의 나라 (Land of Happiness, 2024)
장르 : 드라마, 법정
러닝타임 : 124분
감독 : 추창민
주연 : 조정석, 이선균, 유재명
영화는, 1979년 10월26일 일어난 박정희 대통령 암살 사건으로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고 생을 마친 박흥주 대령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영화입니다.
감독 인터뷰를 찾아보니, 박태주의 실제 인물인 박흥주에게 누가 되어서는 안되기 때문에, 영화는 픽션이 많이 가미되어 있지만, 박태주 캐릭터에 대해서만큼은 팩트에 기반해 만들었고 재판장면이나 자료들은 거의 95% 일치시켰다고 하더군요.
제목이 뜻하는 바는 역설적입니다. <행복의 나라> 포스터 로고의 글씨를 자세히 보면 폰트가 깨져 있고 몇몇 철자들이 반대로 표기돼 있는데, 불안전한 행복을 상징하는 것이고, 지금은 불행하지만 앞으로는 행복하고 싶고, 행복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합니다.
실제로 영화를 보면, 감독의 전작이었던 <광해, 왕이 된 남자>와 왠지 모르게 비슷하다고 느껴지는 부분이 있습니다.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팩션 영화라는 점도 그렇고, 어둡고 진중한 소재의 영화이지만 유머들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어서 무거운 분위기를 상쇄시켜주고 있다는 점도 유사합니다. (막판에 늘어지는 신파가 들어가 있다는 점도 그렇습니다;;;;;;;;;;)
<광해, 왕이 된 남자>는 추석 연휴 즈음에 개봉하여, 개봉 첫주 800개가 넘는 상영관을 과점할 정도로 배급사인 CJ 엔터테인먼트가 멱살잡고 억지로 천만관객을 만들어낸 감도 없잖아 있었는데요, 영화 자체의 완성도가 좋아서 다행히 크게 욕먹지 않고 잘 넘어갈 수 있었습니다.
이번 영화의 배급을 맡은 NEXT ENTERTAINMENT는 CJ, 롯데, 쇼박스, 플러스엠과 더불어 국내 메이저 TOP 5 배급사이긴 하지만, 여름 한복판에 헐리우드 블록버스터들과 붙게 되다보니, 독과점 효과는 누리기 어려울 듯 합니다.
<행복의 나라> 이전에 10.26 사건을 다룬 영화로는 <그때 그 사람들>, <남산의 부장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에 벌어지는 전두환의 쿠테타 사건을 다룬 작품으로는, 천만관객 영화인 <서울의 봄>이 있습니다.
<행복의 나라>는 박정희 암살 직후, 거기에 연루된 사람들의 재판 과정을 다루고 있는 것이니, 시점 상으로는 <남산의 부장들>과 <서울의 봄>사이에 벌어진 일을 다루는 내용으로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서울의 봄> 시네마 유니버스의 프리퀄 영화라는 말도 있더군요.
사실 원래 이 영화는<서울의 봄>보다도 먼저 촬영이 마무리되었고, 2023년 말에 개봉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이선균의 마약 투약 의혹이 알려져 개봉에 차질이 생겼고, 2024년으로 연기가 된 케이스입니다. <서울의 봄>이 2023년 11월 22일에 개봉했으니, 원래 예정대로 개봉했다면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소재의 영화가 개봉하게 될 수도 있었을 듯 합니다.
주요 등장인물은 다음과 같습니다.
정인후(조정석)
법정에는 정의가 아닌 승패만이 있다고 믿는 생계형 변호사입니다. 실존인물 태윤기를 모티브로 하기는 했으나, 실제로는 여러 명이었던 변호인단을 모티브로 해 한 사람으로 합친 캐릭터라고 하더군요. 세속적이었던 정인후가 원칙과 신념을 중시하는 박태주에 의해 영화 후반부로 갈수록 조금씩 변해갑니다.
박태주(故이선균)
중앙정보부장 수행비서관으로 박정희 암살사건에 연류된 강직한 군인입니다. 역사적 소용돌이 속에 휘말렸지만 잘 알려지지 않았던 인물 박흥주를 모티브로 만들어진 캐릭터라고 합니다.
전상두(유재명)
10.26 사건 합동수사단장인 전상두는 그냥 외모 보면 아시겠지만, 실존인물 전두환을 모티브로 하고 있고, 이 영화의 메인 빌런입니다.
마침 영화사에서 잘 정리된 인물관계도를 공개했기에 올려두겠습니다.
줄거리는...
사실 위에서 등장인물 소개를 하며 어느 정도 다 언급이 되어버리긴 했습니다.
박태구 대령이 "대통령 암살사건을 공모했느냐, 위압에 의한 명령에 복종한 것인지"가 법정의 쟁점으로 올라와 있는 상황이며, 당연히 정인후 변호사는 박태주 대령의 무고함을 증명하기 위해 고군분투합니다. 하지만 이 재판 자체가 그당시 실제 권력을 쥐고있던 전상두에 의해 좌지우지되고 있었고, 박태주를 비롯한 모든 10.26 관련자들을 사형에 놓일 것이 너무나 뻔한 상황이었습니다.
여기서부터는 스포가 될 수도 있겠지만 (생각해보면 이미 결론을 다 알고있는 역사적 사실이라서 스포랄 것도 없지만) 정인후 변호사가 전상두를 찾아가 박태주 대령을 살려달라고 애원을 합니다. 그러가 전상두는 박태주가 정보부장 김영일에게 불리한 증언을 하면 박태주를 살려주겠다는 조건을 내겁니다. 하지만 결국 박태주는 동료를 팔 수 없다는 군인의 신념을 지키면서 사형을 당하게 되는 마무리입니다.
마지막으로 같은 날 개봉한 <에이리언: 로물루스>를 링크하며 글 마무리 하겠습니다.
이 에일리언 영화는 정말 올해 최고의 영화여서 꼭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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