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영화 리뷰] 폭락 (결말, 후기, 실화, 권도형 루나, ott, 넷플릭스)

2025년 1월 15일에 개봉한 영화로, 2022년 루나 코인 대폭락 사태를 베이스로 만들어진 실화 기반 영화입니다.

제작비 5억 원으로 만들어진 초 저예산 독립영화인데, 비용 대비 그 만듦새가 상당히 괜찮습니다. 주연을 맡은 배우 송재림의 유작이기도 한데, 결말, 반전 등을 모두 포함하고 리뷰를 적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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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락 (Crypto Man, 2025)

장르 : 드라마, 범죄
러닝타임 : 101분
감독 : 현해리
주연 : 송재림, 안우연, 민성욱, 소희정, 차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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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본 정보 (실화 사건 정보)

이 영화는 2022년 5월 경, 개발자 권도형과 신현성이 공동으로 설립한 암호화폐 회사 '테라폼랩스'에서 발행한 암호화폐 테라USD(UST)와 그 가치를 유지하기 위한 자매 코인 루나(LUNA)가 대폭락한 사건을 다룬 영화입니다. 쉽게 말해 루나 대폭락 사태를 베이스로 하고 있는 영화라고 보시면 됩니다.

당시 루나는 시가총액 5위 이내에 개당 10만원에 달하는 메이저 코인이었는데, 한순간에 개당 1원도 되지 않는 수준인 -99.99999%까지 극단적으로 붕괴가 되었습니다. 루나에 10억을 투자했다면, 단 일주일 만에 4,460원으로 폭락한 것이 됩니다.  시가총액이 크고 워낙 투자자가 많았으며, 수억 정도 투자인 일반인뿐만 아니라 나름 코인 투자 경험이 있는 많은 코인부자들까지 루나에 수십, 수백억씩 집어넣었다가 재산이 하루아침에 사라지고 말 그대로 벼락거지로 전락하는 비극을 낳은 사건이었습니다. 

이 사건의 중심에는 테라폼랩스의 CEO인 '권도형'이 있고 그가 바로 영화의 주인공입니다. 그리고 권도형과 함께 테라폼랩스를 공동 창업한 것은 티몬의 창업자인 '신현성'인데, 사실상 실세는 신현성이고 권도형은 그저 총알받이라는 의혹도 많았습니다. 실제로 지금 모든 죄를 뒤집어 쓰고 있는 것은 최대주주였던 권도형 혼자이기도 합니다. 

신현성(좌) & 권도형(우)

하지만 권도형 역시 테라와 루나 알고리즘 자체에 내재된 취약점을 사실은 알았지만, 그것을 부하직원들이 보고할 때 묵살로 일관했다고 합니다. 문제점을 보고할 때 이어폰을 끼고 들은체도 하지 않는다든가, 둘 다 한국인임에도 한국어로 말하면 못 들은 척한다든가, 그쪽이 아이비리그를 나왔냐고, 내가 나온 스탠퍼드 대학교를 나왔냐고 학벌을 들먹이며 무시했다는 사건들이 유명합니다. 즉, 꼭 총알받이로만 볼 수는 없고 실제로 잘못을 크게 한 범죄인이 맞는 것 같기도 합니다.

아무튼 수많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끼친 권도형은 한국을 떠나 해외 도주 생활을 하다가 2023년 3월 몬테네그로에서 체포되었고, 한국, 미국, 싱가포르가 서로 자기들이 데려다가 처벌하겠다고 송환 경쟁을 하였고, 2024년 12월 31일, 몬테네그로 경찰이 권도형을 FBI에 인계하면서 미국 송환이 완료 되었습니다. 재판은 2026년 2월로 예정되어 있으며, 증권사기, 상품사기, 통신망을 이용한 사기, 시세조종 공모, 자금세탁 공모 등이 포함되며 모든 혐의가 유죄로 인정될 경우 최대 130년형에 처해질 수 있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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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줄거리, 결말

영화의 줄거리와 결말은 생각보다 심플합니다.

주인공 '양도현(송재림)'은 공부는 잘하지만, 아버지 없이 간호 조무사인 어머니와 둘이서 가난하게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자식을 공부시키려는 어머니의 맹모삼천지교 열정 덕분에 대치동 강남 8학군에 위장 전입을 할 수 있었고, 금수저들과 함께 학교를 다니는 생활을 하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도현은 강남 8학군 금수저들에게 큰 열등감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명문대에 진학한 도현은, 대학교에서 창업 동아리에 들어가게 됩니다. 이 창업 동아리에서 선배들이 정부의 창업 지원금을 따내 해외 여행도 가고 회계 장부를 조작해 눈먼 돈으로 편하게 지내는 것을 목격하면서, 컴퓨터공학과 친구인 '지우(안우연)'와 함께 창업을 결심합니다. 도현과 지우는 나름 괜찮은 아이템으로 창업과 폐업을 반복하며 계속 정부의 청년 사업 지원금을 쉽게 쉽게 받아내며 편안한 사업 생활을 영위하게 됩니다.

그러다가 젊은 나이에 성공한 벤처 캐피탈리스트인 '케빈(민성욱)'을 만나게 됩니다. 케빈은 도현이 굉장한 탐욕과 야망을 가지고 있단 것을 알게 되고, 도현에게 큰 돈을 투자하면서 블록체인 사업과 코인 메커니즘에 대한 힌트를 제공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도현은 ‘MOMMY 코인’을 개발하게 되고, 굉장히 성공한 천재 사업가로 일약 승승장구하게 됩니다.

MOMMY 코인은 20%에 가까운 이자를 투자자들한테 지급하고 있는데, 이 너무나 말도 안되는 경제 구조 때문에 "도대체 이 돈이 어디서 나오는 것이냐면서" 한국과 미국의 금융당국으로부터 조사를 받게 됩니다. 케빈은 이 사태가 굉장히 심각하다고 보고 사업을 정리하자고 제안합니다. 하지만 도현은 이렇게 크게 벌여놓은 사업을 멈출 수 없다면서 케빈과 갈등을 빚게 됩니다. 결국 MOMMY 코인은 한순간에 대폭락을 하게 되고, 케빈은 기소가 되지만 무혐의로 풀려나고, 최대주주이자 CEO인 도현은 한국을 떠나 도주를 하게 됩니다. 

그리고 결국 해외에서 붙잡히게 되어, 변호사와 이야기를 하는 장면을 끝으로 영화는 마무리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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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기, 평점

 

이 영화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루나라는 코인이 등장한 배경과, 스테이블 코인이 작동하는 메커니즘인 가치고정(페깅)을 이해해야 합니다. 그래야 영화의 주인공인 양도현이 어떻게 사기를 친 것이지, 어떻게 자신의 코인을 전 세계에서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코인으로 만들 수 있던 것인지, 그리고 이 시스템이 왜 한순간에 무너지게 되어 전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폰지사기의 대표성을 가지게 된 것인지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정작 이런 요소들에 대한 설명은 전혀 없고 그냥 주인공이 무언가 사기성 짙은 사업을 진행했고, 점점 돈에 눈이 멀어 그걸 멈추지 못했고, 한순간에 금육당국의 제재를 받게 되고, 이 시스템이 무너지며 나락으로 떨어진 상황들만 조명하고 있습니다.
 
감독이 이 크립토 시장의 시스템 자체에 큰 이해가 없는 것 같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대중들이 영화를 보기 편하도록 이런 복잡한 내용들을 모두 삭제한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굉장히 속도감 있고 재미있게 영화를 볼 수는 있습니다만, 사건의 실체에 대해서는 다루지 않고, 탐욕에 취한 주인공의 상황만을 계속 보여주다가 끝나버리는 영화라서 아쉬움이 크기는 합니다. 하지만 관객들은 재미있게 영화를 즐기는 것으로 보아, 제 아쉬움은 큰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이 영화를 만든 현해리 감독

다음 평론가의 평가가 제 마음과 딱 같더군요.

최근 일어난 가상화폐 관련 경제 범죄를 토대로 한 영화로, 사건에 대한 사실적 묘사보다는 캐릭터 중심이다. 도현(송재림)은 실화에서 모티브를 얻었지만, ‘탐욕에 빠진 젊은이’라는 전형성을 지닌 인물. 영화는 어느 야심 찬 청년이 스타트업 창업으로 시행착오를 겪으며 경력을 쌓고, 기회를 잡아 업계의 주목을 받지만, 돈에 대한 욕심으로 선을 넘어 결국을 추락하는 과정을 다룬다. 다루고 있는 테마의 무거움에 비해, 영화의 만듦새가 지닌 무게감은 조금 약한 편이다.

김형석 / 영화 저널리스트

 

 

전 세계 역대 개봉 영화 순위를 링크하며 글 마무리합니다.

전세계 역대 개봉 영화 순위 TOP 50 (2025년 3월 최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