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일대일>은 김기덕 감독이 연출하고, 마동석이 주연으로 출연하는 한국영화입니다.
김기덕은 세계 3대 영화제인 칸 영화제, 베를린 국제 영화제, 베니스 국제 영화제에서 모두 본상을 수상한 대한민국의 유일한 영화감독입니다. 하지만 대중성과는 거리가 멀고, 본인의 작품세계를 거칠고 폭력적인 (그리고 의도적인 조악한) 연출로 담아내는 감독이기도 합니다.
이런 감독의 성향과, 지금은 그야말로 대중 영화의 최고봉에 서있는 마동석의 조합이 궁금해서 보게 되는 영화입니다.
(지금처럼 벌크되기 전 날씬한 마동석이 등장합니다)
(단역, 조연이기는 하지만 박소담, 이이경, 유태오 등의 배우도 등장합니다)
일대일 (One on One, 2014)
장르 : 드라마, 범죄
러닝타임 : 121분
감독 : 김기덕
주연 : 마동석, 김영민, 최기화, 이이경
■ 감독 관련
이 영화를 보기전에 김기덕 감독 영화의 특징에 대해 알 필요가 있습니다.
그의 영화는 대부분 폭력적이고 충격적인 영상과 이를 끝까지 거칠게 끌고 가는 일관된 연출 방식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조직폭력배이거나, 조직폭력배스러운 남자 주인공이 거의 매번 등장하고, 일방적으로 성적 욕구의 대상으로 소비되는 여성 캐릭터도 등장합니다.
그래서 영화를 보는 것 자체가 굉장히 불편하고 거북할 수 있습니다. 평론가들도 관객들도 김기덕 감독에 대해서는 그야말로 호불호의 극단을 보여주곤 했습니다.
심지어, 베니스 국제 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수상하고 거장의 반열에 오른 후에도, 그의 영화는 완성도와 디테일이 떨어지고, 조악한 촬영과 편집 상태도 유지되곤 했는데 (각본과 대사도 후지고, 배우들이 발연기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는 왕성한 창작욕으로 다양한 이야기를 쏟아내고 싶어했던 그의 성향 때문에 저렴하게, 빠르게, 많이, 원하는대로 찍을 수 있는 이 저예산 방식을 선호했기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런데 김기덕 감독의 영화를 모두 보아 온 사람들은, 이 <일대일>이라는 영화는 그동안의 감독의 취향에서 조금 이질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충격적이고 자극적인 내용과 장면은 여전하지만, 이야기간의 유기적인 연결고리는 낮고, 뭔가 주제를 관통하는 메세지도 없습니다. 너무 말도 많고 주제를 떠먹여주려는 것 같기도 하고... (약간 대중에게 다가가려는 제스처?)
참고로, 김기덕 감독은 2018년 대한민국의 미투 운동 가해자로 지목되었고, 그 뒤 활동을 하지 않다가 2020년 12월 코로나 합병증으로 인해 사망하게 되었습니다.
■ 줄거리 및 결말
'오민주'라는 여고생이 정체 모를 남성들에게 살해당하는 장면으로부터 영화가 시작됩니다.
그 뒤, 마동석을 포함한 7명의 그림자 조직원들이, 여고생 살인 사건에 가담한 7명의 인물(이하 살인범)을 잡아와서 테러를 가하는 내용으로 영화가 전개됩니다.
마동석과 그림자 조직원들은 한명씩 살인범들을 잡아올 때마다, 군인, 조폭, 경찰 등 다양한 집단으로 코스프레를 하며 살인범들에게 폭력을 가합니다. 이 살인에 책임이 있는 맨 밑바닥 청부업자부터 점점 한단계씩 올라가며, 궁극에는 피라미드 꼭대기에 있는 최고 보스에게 복수를 진행하게 됩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이 7명의 그림자 조직원들은 마동석을 제외하고 이 여고생과 전혀 관계가 없습니다. (스포를 그냥 해버리자면, 살해당한 오민주라는 여고생은 마동석의 딸이거나, 매우 친한 관계인 것 정도로 묘사됩니다)
이 그림자 조직원들은 사기를 당해 집을 빼앗기고 노숙을 하거나, 사채업자들에게 쫓기며 살고 있거나, 집에서 루저 취급을 당하거나, 사람들에게 무시당하며 서빙 일을 하고 있거나, 남자친구에게 맞으며 살고 있거나 등등 모두 사회에서 제대로 자리잡지 못하고 불만이 가득한 채 살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그런 일반인들이 모여, 여고생의 살인을 복수한다는 명목하에 사회의 쓰레기들에게 복수를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는, 복수를 하는 그림자 조직원들은 명확한 이유도 없이 테러를 가하고 있는데, 정작 살인범들은, 자신의 신념을 위해, 국가를 위해, 조직을 위해, 여고생을 살해했습니다. 즉 이들의 살인에는 확실한 나름의 이유와 목표가 있었다는 것입니다. (물론 여고생이 어떤 존재이고, 이 여고생을 살해하는게 어떤 의미인지는 영화에서 전혀 설명되지 않습니다. 그냥 메타포로서 활용됩니다)
이유가 분명한 살인범들과, 이유없이 복수를 하는 그림자 조직의 테러가 반복될 수록, 마동석이 살인범들에게 가하는 무자비한 폭력때문에 거부감을 느낀 그림자 조직원들은 "이게 맞나? 이건 좀 아닌것 같다. 난 그만 이 조직에서 빠지고 싶다"라고 생각하며 하나둘씩 이탈을 하게 됩니다. 유일하게 마동석만 흔들리지 않고, 이 쓰레기들을 모두 처단해야 세상이 바뀐다고 울부짖습니다.
결말은... 결국 마동석은 흔들리지 않고, 7명 전원에게 복수를 해냅니다. 그리고 최초에 테러를 가한 살인범 중 한명이 마동석을 끝까지 쫓아와 또다시 복수를 하는데, 마동석은 아무런 저항없이 그걸 받아들이고 죽음을 택하며 영화는 마무리 됩니다.
■ 후기, 해석
온통 메타포로 꽉 차 있는 영화입니다. (개인적으로 설득력 있는 메타포라고는 생각은 안들지만;;;;)
언론 시사회에서 김기덕 감독은 이 영화가 노무현에게 하는 고백이자 자백인 영화라고 밝혔고, 이 발언으로 나름 이슈가 됐었습니다.
쉽게 말해, 맨 처음 살해 당하는 순수한(?) 여고생이 노무현을 상징하는 것이고, 사회의 약자인 마동석과 그림자 집단이 노무현을 죽인 국가권력과 부조리한 사회에 대해 복수를 하는 그런 내용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림자 집단이 다양한 직업군으로 코스프레하는 것도, 다양한 사회계층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인 것 같습니다. 다만, 그림자 집단도 비상식적인 폭력과 테러를 가한다는 점에서, 우리도 다를바 없다, 똑같이 죄가 있고 나쁜 사람들이다... 뭐 그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게 아닐런지...
아무튼 너무 노골적인 진영논리를 보이는 영화라서 개인적으로는 좀 별로였습니다. 굳이 노무현 이야기를 할 필요가 있었을지... 화제성을 위해서였으려나요?
(제 정치성향과는 무관합니다;;;;)
■ 흥행
이 영화에는 모든 배우들과 스태프가 노개런티로 참여를 했다고 합니다.
김기덕 감독은 시사회에서 10만 명의 관객이 들어야 노개런티로 참여한 배우, 스태프들에게 개런티를 지급하고 원금을 회수할 수 있다며 10만 관객이 들 때까지 2차 판권을 출시하지 않고 해외 판매를 진행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밝혔다고 하는데... 결론적으로는 전국 50여개 극장에서 개봉해 일주일이 되도록 1만 관객도 채우지 못하였고, 결국 개봉 8일째 되던 날 VOD 서비스로 넘어갔다고 하는군요.
최근에는 넷플릭스 OTT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재미삼아 보실 수 있도록, 2024년 한국 개봉 영화 흥행 순위 TOP 20을 링크해 두겠습니다.
2024년 한국 개봉 영화 흥행 순위 TOP 20 (2024년 9월)
2024년 9월 1주 차를 기준으로, 현재까지 개봉한 영화들의 흥행순위를 정리했습니다. 2024년이 이제 채 4개월도 남지 않은 상황이고, 지금 헐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이 극장 상영을 유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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