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한국 영화 BEST 10을 소개드립니다.
인생영화에 넣어도 될 만큼 명작도 있고, 작품성에서 굉장한 완성도를 보여주지는 않더라도 상업적으로 매우 훌륭한 대중영화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특별히 순위를 세우지 않고, 개봉한 순서대로 10편을 정리하겠습니다.
1. 살인의 추억 (Memories Of Murder, 2003)
2003년 4월에 개봉한 봉준호 감독의 영화로, 장기 미제 사건으로 유명했던 화성 연쇄살인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걸 능가하는 영화가 앞으로 나올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한국 영화 중 최고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한국영화 르네상스의 전성기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한 영화이며 525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서도 성공을 거두었는데, 이 기록은 한국 스릴러 장르에서 10년 동안 역대 흥행 1위의 기록이기도 합니다.
지금 봉준호, 송강호 콤비의 대표작은 <기생충>이 되어버렸지만, 전 이 영화가 훨씬 더 좋습니다. 연출도, 이야기도, 배우들도, 미장센도, 관객들의 모든 기대를 져버리는 결말까지, 개인적으로 완벽하고 완벽한 영화였습니다. (참고로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 자신의 인생 최고의 영화 20편 중 하나로 이 작품을 리스트업 했다고 합니다)
2. 신세계 (New World, 2013)
이정재, 최민식, 황정민, 박성웅, 송지효 등 호화 캐스팅을 자랑하는 박훈정 감독의 누아르 범죄 영화입니다.
경찰이 조폭에 잠입한다는 설정은 기존에도 너무 많은 영화에서 다루어졌기에, "이 영화는 유명한 범죄 영화들의 짜깁기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있었던 것으로 압니다만, 기존의 유사 영화들을 훨씬 넘어서는 완성도와 재미를 갖추고 있어서 한국 최고의 누아르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한 평론가는 이 영화에 대해 "노골적일 정도로 '무간도'를 차용했지만, 흥미롭게도 '신세계'는 어느 순간 '무간도'를 넘어선다"며 영화의 성취를 높게 평가했다고 합니다. 장르 영화의 쾌감을 거의 극한치까지 제공하는 조폭 범죄물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3. 베테랑 (Veteran, 2015)
대한민국 역대 영화순위 8위에 랭크되어 있는 황정민 주연의 천만 관객 영화입니다.
사실 스토리나 소재, 설정은 너무나 평범합니다. 대기업 재벌들의 비리를 밝혀내려는 경찰들의 활약을 다루는 이런 영화들이 천만 개는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황정민, 유아인, 유해진, 오달수 등 주조연들이 모두 매력적인 캐릭터로 그려졌고, 그냥 뭐랄까... 재미있습니다.
좋은 배우들을 바탕으로 탄탄한 연기력과 좋은 캐릭터, 좋은 연출이 맞물리면서 사이다 터뜨려주는 웰메이드 오락 영화가 탄생했다고 생각합니다. 2024년 9월에 <베테랑2>가 개봉을 앞두고 있는데, 많이 기대하고 있습니다.
4. 부산행 (TRAIN TO BUSAN, 2016)
"한국 좀비 영화치고 잘 만들었다' 정도가 아니라 제가 이때까지 본 수많은 좀비영화들 중에서도 손에 꼽을 정도로 좋았습니다.
"이야기의 수준이 얕다"라는 평도 꽤 많던데... 저는 '조지 로메로' 감독의 메타포(미디어, 쇼핑센터, 군인, 생존자들의 사회성 재설정 등)를 매번 반복하는 게 이야기의 수준이 높은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심지어 이 영화에서도 <시체들의 새벽>과 여타 좀비영화류에서 사용된 메타포를 그대로 대응시킬 수 있는 요소들을 충분히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걸 다 떠나서 신선한 소재인 KTX만큼이나 속도감 있는 연출로 신선한 좀비영화를 본 그 자체가 매우 좋았습니다. 그러니 좀비라는, 이때 당시만 해도 꽤나 마이너한 소재의 영화임에도 천만 관객을 달성하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5. 극한직업 (Extreme Job, 2019)
무려 1,620만 관객을 동원하며, 대한민국 역대 영화 관객 수 2위에 랭크되어 있는 영화입니다.
쓸데없는 겉멋 부리지 않고 코미디 장르의 본질에만 집중한, 정말 잘 만들어진 영화입니다. 끊기지 않는 개그의 완급조절도 좋았고, 주조연할 것 없이 모두 개성이 살아있는 캐릭터들도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심지어 스토리도 잘 갖추어져 있는데요, 장르의 기본기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충실히 보여준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지고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렇게 엄청난 흥행성과를 거둔 것은, 경쟁자가 전무했던 설 연휴 극장가의 수혜를 입었던 이유도 있을 겁니다.
6. 기생충 (PARASITE, 2019)
레전설이 된 봉준호, 송강호 콤비의 영화입니다.
1,030만 관객을 동원하며, 국내 관객 순위는 30위 정도에 랭크되어 있지만, 매출액으로는 한국 영화 역대 흥행순위 1위에 랭크되어 있으며, 글로벌 흥행 2억 달러를 돌파한 최초의 한국영화라는 레코드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역대 매출 흥행 순위 2위의 <명량>과는 거의 두 배 가까운 차이를 보이고 있어서, 이 기록은 쉽게 깨지지 않을 듯합니다.
뿐만 아니라, 봉준호 감독은 이 영화로 헐리우드 대감독 들도 한번 받아보는 게 꿈이라는 아카데미 작품상, 감독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장편영화상) 현재까지는 한국 영화계에서 가장 많은 기록과 가치를 만들어낸 기념비적인 영화이기는 합니다.
7. 랑종 (The Medium, 2021)
2021년에 개봉한 샤머니즘을 소재로 한 한국&태국 합작의 공포 스릴러 영화입니다. <곡성>의 나홍진 감독이 기획/제작하고 <셔터>의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이 연출을 맡았습니다. 양국의 공포영화 거장들이 힘을 합쳐 만든 영화인 것입니다.
영화의 제목인 '랑종'은 태국어로 영매, 무당이라는 뜻입니다. 신내림이 대물림되는 무당 가문의 가족에게 벌어진 미스터리한 현상을 그린 작품으로, 빙의된 여주인공의 모습이 담긴 CCTV 영상이 공개되는 장면과 퇴마 의식 장면인 후반 1시간의 공포가 꽤나 압도적이라는 평을 받았습니다.
사실 개인적으로 대한민국의 역대 최고의 공포영화는 <곡성>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랑종>이 <곡성>의 그늘에 가려 너무 많은 비교와 까임을 당했기에,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듯하여, 이 영화를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아, 물론 넷플릭스에 '곡성'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고요)
8. 낙원의 밤 (Night in Paradise, 2021)
<신세계>를 연출한 박훈정 감독의 작품입니다. 개인적으로는 현재까지 제작된 모든 넷플릭스 오리지널 한국 영화들 중, 가장 완성도는 좋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실 뻔한 조폭물입니다. 행동대장격인 주인공 태구(엄태구)가 거대 폭력 조직 북성파의 보스를 작업하고 북성파에게 쫓기게 됩니다. 태구를 쫒는 북성파의 2인자는 마이사(차승원)입니다. 여주인공 재연(전여빈)은 총기 밀매를 업으로 하는 삼촌 밑에서 자라는 시한부 환자입니다. 삼촌 덕에 총을 자주 만지면서 자랐고, 사격 실력도 우수합니다.
아무튼 태구가 북성파를 피해 제주도로 피신을 하게 되고, 재연의 집에서 숨어 지내게 됩니다. 뭐 아무튼 당연하게도 태구와 재연은 서로 썸을 타게 되고, 조직 폭력배들과 밀매상들끼리 치고받고 싸우고 배신하고 복수하는 뻔한 이야기들이 러닝타임 내내 반복됩니다. 뻔한 이야기이고, 흔한 조폭물인데, 등장인물들의 캐릭터가 모두 좋다 보니 영화를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9. 헤어질 결심 (Decision To Leave, 2022)
박해일과 탕웨이가 주연으로 출연하는 박찬욱 감독의 영화입니다. 수많은 명대사들을 남긴 걸작이지요!! 개인적으로 박찬욱 감독의 영화들 중 가장 좋아하는 작품입니다.
불륜이라는 소재의 불편함을 가지고 있음에도, 소재에 대한 반감을 영리하게 피하며, 사랑과 이별에 대해 섬세하고 치밀하게 고찰했다는 찬사를 받는다고 합니다. 다만, 극히 높은 완성도에도 불구하고 큰 흥행을 하지 못한 안타까운 영화이기도 합니다.
참고로, 칸 영화제 공식 소식지인 '스크린 데일리'의 평론가 평점에서 4점 만점에 평균 3.2점을 받아, 경쟁 부문 전체 출품작 중 최고 점수를 기록했고, 마침내 박찬욱 감독이 칸에서 감독상을 수상을 하는 좋은 결과로까지 이어졌다고 합니다.
10. 파묘 (Exhuma, 2024)
2024년 2월에 개봉하여 천만 관객 영화를 달성한 대히트작이자, 대한민국 역대 영화들 중, 관객 수 기준 흥행 순위 16위에 랭크되어 있는 작품입니다. <검은 사제들> <사바하> 등 오컬트 한 우물을 판 장재현 감독의 대표작이 되었습니다.
거액의 의뢰를 받은 무당 ‘화림(김고은)'과 ‘봉길(이도현)'은 기이한 병이 대물림되는 집안의 장손을 고객으로 만나게 됩니다. 절대 사람이 묻힐 수 없는 악지에 자리한 조상의 묫자리가 화근임을 알아챈 화림은 풍수사 ‘상덕(최민식)'과 장의사 ‘영근(유해진)'을 파티원으로 끌어들인 뒤, 묏자리를 옮기는 파묘 작업을 시작합니다. (파묘의 뜻은 옮기거나 고쳐 묻기 위하여 무덤을 파내는 것을 의미합니다)
스포를 살짝 하자면, 의뢰인의 관 아래에는 정체불명의 관이 수직으로 하나 더 묻혀 있었고, 여기서부터 앞쪽 이야기와 완전히 다른 두 번째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이 두 번째 이야기가 영화의 메인이고 본격적으로 국뽕 주입되는 스토리의 시작입니다. 하지만 15세 관람가이니만큼 캐주얼하게 볼 수 있는 대중적인 오컬트/공포 영화입니다.
마지막으로, 넷플릭스 역대 영화와 드라마 순위 TOP 20을 링크해 두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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