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 보기 좋을만한 공포영화를 추천드립니다.
<오멘> <엑소시스트> <이블데드> 등 공포영화의 최고반열에 올라있는 누구나 아는 명작들이 있기는 하지만, 사실 너무 오래된 영화이기도 하고 구하기도 쉽지 않아서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쿠팡플레이 등 OTT에서 쉽게 찾아보실 수 있는 작품들로 구성을 해보겠습니다.
1. 디센트 (The Descent, 2005)
2005년에 제작된 영국의 호러 영화이고 넷플릭스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교통사고로 가족을 잃고 우울증에 빠져 있는 '사라'가 여자 주인공입니다. 사라의 기운을 북돋아주기 위해, 같이 레저스포츠를 즐기던 친구 5명이 사라를 데리고 동굴 탐험을 갑니다. 그런데 탐험 도중 거대한 바위가 떨어져 출구가 막혀버리고, 또 다른 출구를 찾기 위해 여자 6명이 동굴을 헤매 다니게 됩니다.
그런데 이 안에서 살고 있는 골룸스럽게 생긴 괴생명체들에게 공격을 당하게 되고, 친구들이 차례차례로 이 괴생명체들에게 살해당하게 됩니다.
이 괴물들을 피해 동굴을 빠져나가는 단순한 스토리인데, 6명의 여자들이 겪는 폐소공포와 미지의 괴물의 압박적인 위협을 실감 나게 묘사해서 비평과 흥행 모두 대성공을 거둔 작품입니다. 300만 달러의 저예산으로 만들어졌는데, 월드와이드 5,700만 달러의 흥행수익을 올리는 대성공을 하게 되었고, 흥행에 성공했으니 당연히 후속작이 나오는데... 후속작은 처참합니다. 이 1편만 보시면 충분할 것 같습니다.
2. 이블 데드 라이즈 (Evil Dead Rise, 2023)
'샘 레이미' 감독이 만든 <이블 데드> 오리지널 3부작을 다시 리부트 하는 첫 번째 작품인데, 그 완성도가 상당합니다. 게다가 이 영화가 리부트의 첫 작품이다 보니, 오리지널을 전혀 보지 않아도 이것만으로 작품을 충분히 즐길 수 있습니다.
이 <이블데드> 시리즈가 공포영화로서 가지고 있는 최고의 장점은, 쓸데없는 서사가 없다는 것입니다. 귀신의 사연이나 배경스토리 그런 거 일체 없고 그냥 순수한 악이 풀려나온 뒤, 재수 없게 거기에 걸려든 사람들이 몰살당하는 내용이지요.
여타 영화들처럼 괜히 늘어지는 공포 분위기 조성하지도 않고 깜짝 놀라게 하는 연출도 없습니다. 흉악스러운 악마의 비주얼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러닝타임 내내 높은 밀도의 공포감을 유지합니다. 할리우드 재난물과 호러물의 공식인 "가족 간의 화합으로 마무리" 이런것도 당연히 절대 없습니다. 가족간 갈등이 해결되기도 전에 다 죽어나가니깐;;;;;;
한국에서는 거의 인지도가 없는 작품인 데다, 고어/슬래셔/스플래터 장르들에 대한 거부감이 커서 극장개봉도 하지 못하는 굴욕을 당했지만, 해외에서는 꽤 훌륭한 흥행 성적을 거둔 듯하고, 유저평도 상당히 좋았습니다. 꼭 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쿠팡플레이에 업데이트된 것을 확인했습니다.
3. 에이리언 (ALIEN, 1979)
'리들리 스콧' 감독이 만든 1979년 작품입니다. 현재까지 에이리언은 오리지널 4편, 프리퀄 프로메테우스 2편, 스핀오프 AvP 2편. 총 8편의 영화가 제작되었습니다. 이번에 개봉하는 <에이리언 로물루스>는 에이리언 단독 시리즈로는 일곱 번째 작품인 것입니다.
1979년에 제작된 이 <에이리언> 1편은 'SF호러'라는 장르 자체를 정의했고, 공포 영화로서도, SF 장르물로서, 크리쳐물로서도 최고 수준으로 손에 꼽히는 마스터피스입니다. 이걸 뛰어넘는 IP가 아직까지도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2편부터는 에이리언의 실체가 어느 정도 드러나기 때문에 액션 영화로서의 비중이 커지지만, 이 1편만큼은 우주선 안에서 외계 생명체의 위협에 대항하는 공포영화의 정석을 보여줍니다. 디즈니플러스에서 에일리언 시리즈 전체를 독점으로 보유하고 있어서, 디즈니플러스를 통해 보실 수 있습니다.
4. 컨저링 (The Conjuring, 2013)
<쏘우>로 데뷔한 젊은 천재 감독 '제인스 완'이 제작한 오컬트 소재의 공포영화입니다. <컨저링>, <인시디어스>, <애나벨>, <더넌> 시리즈로 이어지는 이 영화 이후의 후속작들이 서로 앞다투어 완성도를 바닥으로 끌고 내려가면서 팬들을 지치게 하고 있지만, '컨저링 유니버스 프로젝트'가 시작될 수 있게 해 주었던, 이 첫 작품은 정말 괜찮은 공포영화였습니다.
악령 들린 집으로 한 가족이 이사를 오게 되는데 하필이면 아이들의 엄마가 귀신에 씌게 되고, 주인공 퇴마사 부부가 엑소시즘을 해내며 이 가족을 구해낸다는 단순한 스토리입니다. 이 평범하고 뻔한 내용을 완급조절 잘하면서 두 시간가량의 러닝타임을 지루하지 않게 잘 끌고 나간 좋은 영화였습니다. 이 영화의 마케팅 캐치프래이즈가 "무서운 장면 없이 무섭다"였는데, 잔인한 장면은 없지만, 종반부에 가면 악마의 흉측한 비주얼이 적나라하게 노출되기 때문에 무서운 장면이 아예 없는 건 아닌 것 같기도...
5. 알.이.씨 2 ([Rec] 2, 2009)
스페인 공포영화입니다. 주인공 TV리포터가 좀비들이 점령해 버린 맨션에 파견되었다가 봉변을 당하는 이야기인데, '핸드 헬드 기법을 이용한 가짜 영상 기록물', 즉 핸드 헬드 파운드 푸티지 장르로, <블레어 위치>와 결을 같이 하는 장르의 공포영화입니다.
전편은 꽤 성공적이었고, 괜찮았던 스페인의 공포영화였습니다. 취향에 따라 조금 다르겠지만, 저는 1편보다 2편이 더 좋아서 2편을 추천드립니다.
하지만 1편도 상당히 잘 만들어진 공포영화입니다. 그리고 2편을 보시려면 1편을 반드시 보긴 해야 합니다. 1편의 마지막 장면에서 바로 이어져서 2편이 시작되거든요.
<REC 2>가 기존의 좀비영화와 다른 큰 차별점이 하나 있는데... 좀비장르물과 엑소시즘의 결합을 과감하게 시도했다는 것입니다. 쉽게 말해, 1편은 좀비물이고, 2편은 오컬트물입니다.
6. 오멘: 저주의 시작 (The First Omen, 2024)
2024년에 만들어진 영화입니다. <엑소시스트>와 더불어 공포영화 왕좌를 차지하고 있는, 1976년작 <오멘>의 프리퀄 작품입니다. 원래는 디즈니플러스 독점 공개용으로 제작이 되었다가, 극장개봉까지 하게 된 작품으로 알고 있습니다.
'오멘'과 '엑소시스트'는 둘 다 시리즈 1편이 공포영화의 최고 반열에 올랐지만, 그 뒤에 제작된 후속작들이 모두 완성도를 말아먹으며 팬들을 지치게 만들었던 대표적인 프랜차이즈였습니다. 그런데 다행히도, 이번 프리퀄은 상당히 괜찮은 만듦새를 보여주면서, 여기서 이어지는 새로운 스토리를 기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번 프리퀄에서는 사탄의 아들인 데미안이 어떻게 인간세상에서 출생을 하게 되었는지 그 탄생기를 다루고 있는데, 놀랍게도 사탄의 자식을 인간 세계에 강림하도록 빌드한 것이, 악마의 세력이 아니라, 본인들의 권위를 유지하고 싶어 하는 "교회"에 의해서라는 파격적인 설정을 입혔습니다. 교회의 권위가 땅바닥으로 추락하고 있으니 교회의 적대세력인 사탄을 인간 세상에 데리고 와서 ‘종말의 날’을 현실화시킴으로써, 사람들이 다시 교회에 의존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겠다는 빅피쳐에 의해 사탄의 자식이 태어나게 되었다는 설정입니다.
7. 씬 (The Sin, 2024)
넷플릭스 영화 순위에 있길래, 이건 뭔가 하고 아무 생각 없이 보게 되었던 영화입니다. 아직 인지도가 높지 않은 배우들이 주연급을 맡고 있고, 제작비 12억의 저예산 영화이길래, 큰 기대 없이 보게 되었고, 그냥 뻔한 한국식 좀비물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초반에는 조금 지루한 감도 있고, 배우들 연기도 좀 어색한 것 같기도 하고, 뭔가 애매하다고 느낄 때쯤 영화가 급발진을 하기 시작합니다!!
정신 차려보니 어느 순간 뻔한 좀비물 클리셰 위에 오컬트가 끼얹어져 있는데, 이때부터 영화가 상당히 재미있어집니다.
마지막 반전도 훌륭하다고 생각하고 있고, 영화가 끝난 뒤 쿠키영상이 있는데, 이 쿠키영상도 잘 뽑아놔서 후소작을 기대하게 만들더군요. 마블 영화들에서 남용하던 쿠키때문에 언젠가부터 이 쿠키 영상의 존재가 무슨 의미가 있나 싶었는데, 제대로 기능을 하는 반전과 쿠키를 접한게 정말 오랜만이었습니다. 속작 한번 나와줬으면 하는 공포 영화입니다.
최고의 공포영화 TOP 10은 따로 정리한 적이 있어서 링크해 두겠습니다.
그리고 나름 공포영화 유니버스를 잘 만들어가고 있는 컨저링 시리즈도 링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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