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을 훨씬 넘게 논의만 지지부진 이어가고 있는,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에 대한 의견을 기록해 두려고 합니다.
특정 사업자를 깎아내리려는 의도는 없으며, 100% 제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 티빙, 웨이브 합병의 배경
티빙과 웨이브 합병의 배경은 굉장히 심플합니다.
글로벌 1위 사업자인 넷플릭스에 대항하기 위해 토종 OTT들끼리 결합을 해서 몸집을 키우는 것입니다.
사실 글로벌 공룡들에게 대항하기 위해, 내수 시장의 사업자들끼리 합병을 하는 것은 흔히 있는 일입니다.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에게 대항하기 위해, 각자의 자회사인 라인(LINE)과 야후(YAHOO)를 일본 내에서 합병시킨 일도 있었고, 구글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에 대항하기 위해, 대한민국 이동통신 3사의 앱마켓이었던 T스토어, 올레마켓, U+스토어... 그리고 네이버의 앱스토어까지 더해 총 네 개를 합쳐서 '원스토어(Onestore)'라는 국내 통합 안드로이드앱 스토어가 만들어진 케이스도 있습니다.
■ 티빙, 웨이브 월간 사용자 수
2024년 월간 사용자 수를 기준으로, 국내 OTT들의 순위는 다음과 같습니다.
넷플릭스가 압도적인 1위 사업자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티빙은 2위, 웨이브는 4위인 상황입니다.
(6월과 9월을 비교하면... 모든 사업자들이 조금씩 사용자 수가 늘어난 반면, 웨이브는 조금 줄었습니다;;;;)
만약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이 진행될 경우, 이용자 기준으로 넷플릭스를 근소하게 넘어서게 됩니다. 물론, 티빙과 웨이브는 국내 TV 방송 프로그램들을 제공한다는 공통분모가 있기 때문에 중복 유저도 상당히 많을겁니다. 단순히 합병을 한다고 넷플릭스를 넘어선다고 속단하기에는 무리가 따르지만, 적어도 국내 기준으로는 넷플릭스에 대항할 수 있는 몸집이 만들어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 티빙, 웨이브 주주 구성
그런데 왜 이렇게 긴시간 동안 합병이 진행되지 않고 논의만 반복하고 있는지를 살펴보면... 일단 두 회사 모두 지분구조가 생각보다 복잡합니다.
단순히 CJ와 SK 두 회사의 문제가 아니라, KT, 네이버 등의 대기업을 포함해 KBS, MBC, SBS가 모두 얽혀있는 문제입니다. 이해관계가 상당히 복잡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나마 최근 웨이브의 주요 주주인 KBS, MBC, SBS가 합병에 동의를 헀다고는 하지만, 티빙의 주요 주주인 KT가 미온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습니다.
KT입장에서는 티빙과 웨이브가 합쳐질 경우, 자사의 IPTV 서비스가 더더욱 위축될 수 있다는 가능성 떄문에 장고를 거듭하고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실제로 11월 5일에 진행된 KT의 간담회에서, 기자들이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을 반대하느냐는 직접적인 질문을 던졌는데, 김훈배 KT미디어플랫폼사업본부장은 "반대하는 게 아니라, 유료방송 시장 전체를 봐야 하기 때문에 고민하고 있다"라는 애매한 답변만을 남긴 상태입니다.
■ 티빙, 웨이브 매출, 영업익
게다가 당장 월간 사용자 수 만으로 넷플릭스를 따라잡는게 큰 의미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티빙의 연간 적자는 2023년 기준으로 1,419억원입니다. 웨이브의 연간 적자는 791억 원입니다. 이런 경우 중복 조직을 없애고 업무를 효율화해서 영업이익이 좋아질 것이라는 이야기들을 하지만, 실제로 그게 잘 진행된 사례는 거의 보지 못했습니다. 부채가 상당히 쌓여있는 두 적자 기업의 결합할 경우, 부채가 고스란히 합쳐지는 경우가 더 많았던 것 같습니다.
반면 넷플릭스는 국내 매출만으로도 무려 1조원에 가까운 매출을 거두고 있고, 영업이익도 흑자인 상황입니다. 하지만 예상컨데, 실제로 영업이익은 훨씬 더 클 것입니다. 국감에서도 이미 여러 차례 밝혀진 바이지만, 매출의 70%가 넘는 돈을 본사에 수수료로 지급하면서 국내에서의 실적을 의도적으로 축소시켜 법인세를 회피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 티빙, 웨이브 vs. 넷플릭스
결론적으로... 토종 OTT인 티빙과 웨이브가 합쳐지면, 정말로 넷플릭스의 대항마가 될 수 있을 것인가? 라고 묻는다면... 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티빙은 KBO 중계권이 메인 콘텐츠 중 하나이고, 웨이브는 지상파 방송사 콘텐츠가 메인입니다. 즉, 둘 다 내수시장에서만 팔리는 콘텐츠가 중심이라는 태생적인 한계를 안고 있습니다. <오징어 게임>처럼 콘텐츠 하나 제작하면 글로벌 전 세계를 상대로 장사를 할 수 있는 넷플릭스와 시장 차이가 너무나 큰 상황입니다. 그래서 경쟁력 있는 오리지널 콘텐츠에서도 밀릴 가능성이 높고, 만든다고 해도 유통의 문제가 또 남아 있습니다.
게다가 넷플릭스는 최근 국내 1위 IT 사업자인 네이버와 손을 잡고,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회원들에게 광고형 스탠다드 요금제를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여기에 넷플릭스 대신 티빙을 선택하는 옵션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네이버 멤버십 회원이 약 천만 명으로 추정되고 있는 바, 여기서 회원들이 어떤 구독 서비스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둘의 격차가 확 벌어질 수 있는 상황입니다.
네이버나 쿠팡이나 배달의 민족이 그럤던 것처럼 개인적으로 토종 OTT들이 잘 해냈으면 좋겠습니다. (배민은 이제 독일의 손에 넘어갔지만;;;)
결국 플랫폼 파워가 밀릴 때의 해결책은... '
언제나 킬러콘텐츠 뿐이긴 합니다.
넷플릭스가 오리지널 콘텐츠에 그렇게 목숨 거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오징어 게임 2>같은 킬러콘텐츠를 발굴해서, 국산 OTT 독점으로 글로벌에 배급하는 것만이 제대로 넷플릭스에 대항하는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단순히 두 회사의 경영 결합으로 해결되는 문제는 아닐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국내 OTT 플랫폼 순위를 링크하며 글 마무리 하겠습니다.
국내 OTT 플랫폼 순위 - 특징 및 요금제 정보
국내 OTT 플랫폼 순위를 포함해, 각각의 특징과 요금제 정보를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참고로, OTT는 Over-the-top의 약자로, 영화, TV 방영 프로그램 등의 미디어 콘텐츠를 셋톱박스(
nyria99.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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