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노라>에 대한 리뷰입니다.
성행위가 구체적이고 빈번하며 선정성의 수위가 상당히 높은 영화입니다. 하지만 등장인물을 선정적이고 야하게 묘사한다기보다는 극의 흐름과 잘 엮어서 코믹하고 의미 있는 장면들로 만들어내는 편입니다. '아노라' 역을 맡은 주연배우 '마이키 매디슨'의 매력이 폭발하는 작품이고, 처음부터 끝까지 그녀가 극 전체를 하드캐리합니다.
언제나처럼 결말, 스포를 모두 포함하고 리뷰하도록 하겠습니다.
아노라 (Anora, 2024)
장르 : 드라마, 코미디, 로맨스
러닝타임 : 139분
감독 : 션 베이커
주연 : 마이키 매디슨, 마르크 예이델시테인, 유리 보리소프, 카렌 카라굴리안
■ 원작 및 기본 정보
2024년 11월에 국내에서 개봉한 뒤, 5만 명 정도의 관객을 동원하며 빠르게 스크린에서 사라진 비운의 작품이지만, 3월 2일에 진행된 97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주요 종목의 상들을 다 쓸어가며 다시금 조명을 받게 되었습니다.
제77회 칸 영화제에서 공개 직후 호평과 함께 스크린데일리에서 당해 경쟁작 중에서 처음으로 3점을 넘는 3.3을 기록하며, 황금종려상 유력 후보로 꼽혔고 특히 주연을 맡은 마이키 매디슨의 연기력이 압도적이라는 평을 받았습니다. 이후 실제로 폐막식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면서 작품성을 인정받았습니다. 또한 제97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BIG 5(통칭 그랜드슬램)로 불리는 5개 주요 부문들 중, 남우주연상을 뺀 나머지 4개(작품, 감독, 여우주연, 각본)를 싹 다 수상하는 대성공을 거두게 되었습니다.
주인공을 맡은 배우 '마이키 매디슨'은 본작이 오디션 과정 없이 캐스팅된 첫 작품이라고 밝혔는데, 인생 단 한 번 기회가 왔다고 여겨 모든 걸 바치는 자세로 작품에 임했다고 하더군요.
■ 줄거리, 결말, 쿠키
뉴욕 스트립 클럽에서 일하는 주인공 '아노라'는 어느 날, 러시아 재벌 2세인 '이반'을 손님으로 맞게 됩니다. 이반은 아노라를 매우 마음에 들어 했고, 아노라 역시 이반이 마음에 들어서 특별 서비스까지 해주는 등 질펀하게 놀며 영화가 시작됩니다.
아노라가 마음에 든 이반은 그 다음날 아노라를 자신의 집으로 초대하는데 (물론 초대하는 이유도 집에서 질펀하게 놀기 위함입니다) 이반의 집에 간 애니는 이반이 굉장한 부자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래서 이반에게 무슨 일을 하느냐고 물으니, 이반은 자신의 아버지의 이름을 알려주는데, 구글링을 해보니 어마어마한 러시아 부자의 아들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 뒤로도 아노라는 이반의 집에 찾아가 개인적인 서비스를 해주며 둘 사이는 가까워지고, 이반은 1만 5천 달러에 일주일간의 섹스파트너가 되어주기를 제안합니다. 이 요구를 수락한 아노라는 일주일간 이반의 집에서 부부처럼 지내기도 하고, 리무진도 타고, 라스베가스도 가고, 최고급호텔을 빌려 놀기도 하는 등 이반의 친구들과 아주 호화롭게 놀러 다니는 생활을 합니다.
마지막 날 밤, 이반은 이제 러시아로 돌아가 아버지의 회사에서 일해야 하는데, 이반은 아버지의 일을 물려받기 싫다고 아노라에게 말을 합니다. 그러면서 반농담처럼 미국인과 결혼하면 러시아로 안돌아가도 되고 여기에서 계속 살 수 있다는 것을 이야기하다가, 이반과 아노라는 라스베가스에서 즉흥적으로 결혼을 하게 됩니다. 그 뒤로 그 둘은 실제 부부가 되어 또 질펀하게 놀며 행복한 생활을 하게 됩니다.
한편 러시아에서는 이반의 아버지가 워낙 잘나가는 유명인사다보니, 그의 아들이 매춘부와 결혼한 후 놀러 다니고 있다는 것이 잡지에도 실릴 정도로 이슈가 되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이반의 아버지는 자신의 부하들을 미국으로 보내 이반이 정말로 서류상으로 결혼했는지 확인을 합니다. 그 뒤, 부모가 이반을 잡으러 직접 미국에 오기로 하는데, 부모님이 미국에 온다는 말을 들은 이반은 깜짝 놀라 아노라를 버려두고 혼자서 도주를 하고 어디론가 사라져 버립니다. 아버지의 부하들은 이반의 부모님이 미국에 도착하기 전에 아노라에게 이혼을 하라고 설득합니다. 하지만 아노라는 절대 이혼하지 않겠다고 강경하게 자신의 입장을 고수합니다.
그리고 어쨋거나 그의 부모가 오기 전에 이반을 찾아야 해서, 아노라와 부하 세명은 함께 이반을 찾으러 떠납니다. 여기서부터는 세명의 부하들과 아노라가 투닥투닥 대며 이반을 찾으러 다니는 코미디 로드무비로 장르가 바뀌는데, 이 네 명의 케미가 꽤나 재미있습니다. 아노라와 부하들은 그동안 만난 이반의 친구들을 찾아다니며 이반의 행적을 쫓고, 그가 좋아하는 것들(비디오 게임, 스트립 클럽)을 떠올리며 그가 있을 만한 곳들을 탐색합니다. 그러다가 처음 아노라를 만난 스트립 클럽에서 다른 여자와 유흥을 즐기고 있는 이반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리고 드디어 이반의 부모가 전용기를 타고 미국에 도착합니다. 그리고 이반의 부모는 이반과 아노라를 데리고 라스베가스로 돌아가서 이혼을 시키려고 합니다. 아노라는 이반에게 이혼을 하지 싫다고 부모님께 이야기하라고 말을 하지만, 이반은 부모님에게 항변 한번 하지 못하고 시키는 대로 끌려다니기만 합니다. 결국 아무것도 없이 부모의 재산에만 의존하여 사는 이반에게 실망한 아노라는 "이혼을 하겠다. 하지만 소송을 해서 당신들 재산 절반을 가져가겠다"라고 이야기하며 태세전환을 합니다. 물론 말로만 그렇게 협박을 했을 뿐, 실제로 그렇게 하지는 못합니다. (오히려 꽃뱀이 부잣집 아들을 꼬셔서 사기 결혼을 한 것으로 프레임이 씌워질 수 있어서)
결국 아노라는 강제로 이혼을 하게 되는데, 이때까지 묵묵히 아노라를 챙겨주고 위로해주던 부하 중 한 명과 감정이 싹이 트게 됩니다;;;;;; 그리고 아노라를 집에 데려다주는 차 안에서 관계를 하려다가 울음이 터지며 영화는 마무리됩니다. 신데렐라 스토리는 현실에서 일어나지 않습니다. 별다른 쿠키는 없습니다.
■ 후기, 평점
재미있습니다.
현대판 <귀여운 여인>일 수 있지만, 성노동자가 꿈꾸던 신데렐라 스토리가 암울한 현실에서 일어날 수 없음을 보여주는 시니컬한 내용입니다. 하지만 영화의 템포는 좋고 유머도 가득합니다.
이 작품을 비롯해 션 베이커 감독의 영화는 성노동자를 소재로 한 작품이 유독 많은데, 2024년 칸 영화제 기자회견에서 베이커 감독은 성노동자들의 성매매에 대해 옹호적인 입장을 보이며 개인의 신체 사용에 대한 자유와 직업 선택의 자유를 근거로 성노동이 비범죄화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는군요. 이후 인터뷰에서 션 베이커 감독은 차기작 또한 성노동자가 주인공인 영화일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그야말로 성노동자 한우물파기 장인입니다.
영화평점사이트인 로튼토마토에서 평론가 점수 93%에 관객점수 89%라는 놀라운 점수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이 영화와 라이벌 구도를 그렸던 <서브스턴스> 상세 리뷰를 링크해 두겠습니다.
[최신 영화 리뷰] 서브스턴스 (결말, 줄거리, 수위, 스포, 쿠키, 후기, 평점)
2024년 12월 11일에 개봉한 〈서브스턴스〉에 대한 리뷰입니다.언제나처럼, 결말과 스포를 모두 포함하고 리뷰를 작성하겠습니다. 서브스턴스 (The Substance, 2024) 장르 : 공포, 고어, 바디호러, 블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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