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길복순>은 2023년 3월 31일에 공개된 전도연, 설경구 주연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입니다.

최근 그 스핀오프 후속작인 <사마귀>가 공개되면서 다시금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1편을 꼭 봐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줄거리, 결말에 대해 모두 정리해 두겠습니다.
길복순 (Kill Boksoon, 2023)
장르 : 액션, 스릴러, 느와르, 드라마, 블랙코미디
러닝타임 : 139분
감독 : 변성현
주연 : 전도연, 설경구, 김시아, 이솜

■ 기본정보
많이들 <존 윅>과의 유사성에 대해 이야기를 하던 영화입니다. 그런데 이런 기업화된 암살자들을 소재로 하는 영화가 너무 많아서 굳이 <존 윅>만 딱 언급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이런저런 다양한 영화들을 많이 떠오르게 합니다. 길복순이 전투 시작 전, 머릿속으로 다양한 상황을 시뮬레이션하는 것은,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출연했던 <셜록 홈즈>의 연출을 떠올리게 하고, 딸엄마라는 설정에다가 암살자 집단의 보스와 미묘한 애정전선을 타는 것은 <킬 빌>을 연상시키기도 합니다. 영화제목도 'Kill복순'인 데다가, 탁자에 일본도 올려놓고 마주 앉아 이야기 나누는 마지막 전투신을 보고 있자니 더더욱 <킬 빌> 같고요. 게다가 설경구가 러시아 마피아들과 싸우는 씬은 아주 그냥 대놓고 <킹스맨>이더군요. 결국 주인공이 혼자서 자신이 속한 회사를 싹 쓸어버리는 내용은 <회사원>이랑도 유사합니다.

"알고보니 우리집 꼰대가 전직 암살자더라" 설정은 영화에서 너무나 흔하게 다루어지는 소재인지라... 그게 <길복순>을 차별화된 작품으로 만들어주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다만 그 주인공을 '여성'으로 가져온 것이 이 영화의 특이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데미 무어가 출연했던 <지 아이 제인>이나, 김혜수&김고은이 출연했던 <차이나타운>처럼, 일반적으로 남성들이 맡고 있던 주인공의 성별을 여성으로 바꾸기만 해도 꽤 많은 것들이 달라지고, 색다르게 의미 부여가 되는 작품들이 있는데... 이 영화도 그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가, 사람을 "죽이는" 암살자라는 모순되는 설정을 통해 뭔가 의미 부여를 하려고 한 것 같기도 하고요 (그게 뭔지는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의미 부여를 별로 좋아하는 편은 아니라서)


■ 줄거리, 결말, 쿠키
주인공 길복순(전도연)은 A급 킬러이자 10대 딸을 둔 싱글맘입니다.
청부살인업체 MK에 소속되어 있고, 회사가 명한 '작품'은 성공 확률 100%로 완성시키는 전설적인 킬러지만, 15살 딸의 교육에 애를 먹고 있습니다. 심지어 15살 딸이 레즈비언에 흡연까지 하고 있어서 고민이 많습니다.



차민규(설경구)는 길복순이 소속된 청부살인업체 MK의 대표로, 복순의 재능을 알아보고 대적할 자 없는 최고의 킬러로 길러낸 스승이자 보스입니다. 사실 길복순을 마음속으로 사랑하고 있습니다.
차민희(이솜)는 차민규의 여동생이고, MK의 이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회사 소속 킬러들 중 유독 길복순에게 관대한 차민규가 불만입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친오빠인 차민규를 이성으로서 사랑하기 때문에, 차민규가 사랑하는 길복순을 자연스럽게 싫어하게 된 것입니다.

킬러 길복순이 재일교포 야쿠자 '오다(황정민)'를 처리하는 임무로 영화를 시작합니다. 공정한 승부를 요구하며 칼을 주고받던 길복순은 특기인 '수 읽기'로 불리함을 감지하자 냅다 총으로 오다를 쏴 죽입니다.
집으로 돌아온 복순은 딸 재영의 옷에서 담배를 발견하고 과거 아버지에게 담배 먹기를 강요당했던 트라우마를 회상합니다. 한편, 복순의 소속사 MK의 회장 민규(설경구)는 복순에게 새로운 국내 작품 임무를 맡깁니다. 해당 임무는 아들의 입시 비리를 덮기 위해, 자신의 아들 살인 청부를 의뢰한 국무총리 후보자의 의뢰였습니다. 하지만 복순은 그를 차마 살해하지 못하고 거짓 보고를 합니다. 이 과정에서 복순의 작업을 돕던 인턴사원 '영지'가 등장합니다.


그 후, 복순이 임무를 실패했단 것이 알려지자, 여동생이자 MK 이사인 민희(이솜)는 복순의 연인 희성(규교환)을 찾아가 복순을 제거하도록 공작을 펼칩니다. 복순의 동료들과 희성은 그녀를 죽이려 하지만, 복순은 인턴 영지의 도움을 받아 이들을 모두 제압하고 희성까지 직접 처리합니다.
이 일로 노발대발한 민규는 복순을 위협하며 재계약을 요구했고, 복순은 순응하는 척 귀가합니다. 그리고 복순의 임무 실패를 영지의 잘못으로 돌리기 위해 민규가 직접 영지를 살해합니다. 또한 킬러 회의에서, 복순이 희성을 비롯한 여러 명의 킬러를 죽인 일에 대한 책임을 묻는 신상사(김성오)를 무자비하게 살해한 후 자신의 권위를 공고히 합니다.



한편, 복순은 계약 연장을 위해 민희를 찾아가지만, 사실은 민규가 증거 인멸을 위해 인턴 사원인 영지를 살해했음을 알고, 민희를 죽인 뒤 민규와 마지막 싸움을 준비합니다. 복순은 민규의 약점을 찾으려 고민하지만, 이내 민규가 자신을 좋아하는 감정을 이용해 싸움을 시작하고 그를 제압합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계획된 일로, 싸움 장면이 담긴 CCTV 태블릿 PC가 복순이 자리를 비운 사이 재영에게 배송되어 재영이 엄마의 살인 장면을 목격하게 됩니다. 충격을 예상하며 귀가한 복순에게 재영은 오히려 평온한 모습으로 "수고했다"라고 말하며 더 살갑게 대합니다. 며칠 뒤, 복순이 처리하지 못했던 국무총리 후보자가 자살로 발견되며 영화는 마무리됩니다.


쿠키 영상이 있습니다.
일상으로 돌아가 잘 지내는 길복순의 모습을 살짝 보여준 뒤, 딸 재영이 전학가기 전 학교에 들러 자신의 레즈비언 친구 소라에게 인사를 전하고, 자신을 괴롭혔던 남학생에게 위협 한번 해주는 장면입니다.

■ 후기
영화 자체는 재미있습니다.
한치의 예상을 비껴나가지 않는 스토리와 어디선가 본 것 같은 장면들의 조합으로 137분이 채워져 있지만, 이 시간을 지루하지 않게 꽉꽉 채워 넣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최근 OTT에서 난무하는 허접한 오리지널 영화들을 보다 보면 대단해 보이더라고요.
다만, 사건이 너무 급전개되는 것 같아서 당황스러울 때가 많습니다. <왕좌의 게임>처럼 갑자기 주연급들이 죽어나가서 깜짝 놀랐다는 의미가 아니라.... 이 사건이 당연히 일어날 것으로 예상은 하고 있었는데, 그 사건이 발발하기에는 아직 이야기가 농익지 않았거나, 인물의 감정선이 덜 쌓인 것 같은데 벌써 이렇게 빨리 전개되는 건가? 하는 생각이 여러 번 들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빌드업되려다가 말고, 아깝게 소비된 조연들이 너무 많아 애처롭더군요. 구교환과 이솜과 김성오는 무슨 죄인가;;;; 싶기도 하고...
하려는 이야기가 많다보니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고, '킬 빌'처럼 2부작으로 나누어 출시했으면 더 괜찮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한편 들더군요.


전도연은... 개인적으로 제가 가장 좋아하는 우리나라 여배우입니다. 90년대 드라마에서 꽤나 큰 인기를 누리다가, 영화 쪽으로 넘어와 <접속>, <약속> 등을 연달아 성공시킨 멜로의 여왕으로, 우리 세대들에게는 각인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충무로 데뷔 초반의 이 두 작품을 제외하고는, 지금까지도 그렇게 대중적으로 어마어마한 흥행을 남긴 영화가 없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오죽하면 전도연 스스로도 "흥행작에 출현하고 싶다"라고까지 인터뷰를 했다고 하고, 2007년 <밀양>으로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이후로는, 더더욱 어려운 배우가 되어버려서, 대중성과 흥행과는 점점 더 멀어지게 되었다고 하더군요.
배우 전도연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아래 링크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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